신라젠·셀트리온 악재에 바이오업계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1.23 16:00

신라젠 상장폐지, 셀트리온 부식회계 놓고 증선위 철퇴 '고비'



"ESG 등 노력 중인데…규제 일변도보다 산업특성 고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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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주연합 회원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과 셀트리온 회계부정 의혹으로 바이오업계 분위기가 무겁다.

바이오업계는 해당회사의 개별문제로 치부하면서도 업계를 향한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저마다 기업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내놓으며 금융당국과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반 제조업과 다른 바이오산업 고유의 특성을 감안해야 된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데 이어 오는 2월 중순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최종 상장폐지 또는 1년 이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예정이다.

먼저 바이오업계 내부에선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단호한 결정을 내린 이유로 코스닥 간판주였던 신라젠에 엄벌을 가함으로써 코스닥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기보고서 미제출 등 형식적 하자에 따른 상장폐지가 아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투명성, 지속성장가능성 등을 검토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의 자체 판단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에 불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가 거래정지 사유로 제시했던 경영진의 횡령·배임은 상장 전인 지난 2013~2014년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소 논리대로라면 신라젠은 애초에 상장되어선 안되는 회사였고 따라서 2016년 상장을 승인했던 거래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같은 인식을 근거로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해 한국거래소에 감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는 3월까지 분식회계 여부와 제재 여부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리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악의 경우 코스닥 상장폐지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만일 셀트리온의 분식회계로 결론이 나더라도 기업의 계속성 등을 고려해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인보사 사태’를 빚은 코오롱티슈진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도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될 전망이며, 최근 거액횡령 사건이 불거져 수사를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는 24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가리는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잇단 악재에 바이오업계는 신라젠·셀트리온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체 경영 투명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기간 연구개발(R&D)과 함께 대규모 자금 유치 등에 수반되는 대외 비공개 측면의 바이오산업 특성을 당국이 충분히 고려하지 않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셀트리온 사태가 아니더라도 현재 바이오업계는 2월 7일 시행되는 한국거래소의 제약·바이오기업 포괄공시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맞춰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비재무적 가치 제고에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일반제조업과 달리 제약·바이오산업은 대규모 임상시험 등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지식재산권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업종 특성을 가진다"며 "대외에 공개하기 어려운 경영 상황도 있는 것이 제약·바이오업계의 현실인 만큼 금융당국이 무조건 규제 일변도로 판단하기 보다는 이같은 업계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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