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한섬·코오롱FnC 작년 보복소비 힘입어 실적 반등
온라인몰 리뉴얼, 니치향수 강화, 골프 자회사 분리 '다각화'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 니치향수 제품 모습. 사진=한섬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올해도 ‘매출 신장’을 이어가기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있다. 기복이 심한 패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면서 빈틈 없는 매출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널(SI)은 지난해 매출 1조4508억원, 영업이익 92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5%, 172.4%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총 60개에 이르는 자체·수입 패션 브랜드와 수입 화장품 사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 전 사업 부문이 안정된 매출을 보이면서 폭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 선보인 신규 사업팀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투자와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 지난해 거래액 2330억원을 돌파한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기존 사업 이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패션·수입화장품·리빙 브랜드 총 세 개의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구축한 상황에서 투자 가치 있는 브랜드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계열 한섬도 지난해 매출 1조3874억원, 영업이익 1522억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각각 16%, 49.1% 늘어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타임·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가 매출 호조를 견인했다고 한섬은 설명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한섬은 올해 화장품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소수 수요자를 겨냥한 니치향수(프리미엄 향수)를 내세워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달 16일 프랑스 유명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와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리퀴드 퍼퓸 바는 오는 4월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섬은 최근 첫 스타트업 투자에도 뛰어들면서 2030대 연령층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 기업 ‘왁티(WAGTI)’의 콘텐츠 기획력을 활용해 젊은 소비자의 수요를 사로잡는 것은 물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골프웨어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화장품 사업은 제조·유통을 거치는 반면, 니치향수 사업은 수입·판매하는 구조로 수입패션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프리미엄 향수 수요가 높아지면서 부가사업을 더해 다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코오롱FnC도 지난해 매출 1조181억원으로 전년보다 17.3% 늘었고, 영업이익 또한 384억원 올려 흑자 전환했다. 특히, 지포어와 왁(WAAC) 등 골프 브랜드의 도드라진 실적에 크게 힘입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기세를 몰아 코오롱FnC는 지난달 자사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을 자회사로 분리했다. 세계 최대 골프시장 미국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해외 협력사와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취한 조치다.
패션업계는 지난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보복소비가 활성화돼 매출 호황으로 이뤄진 점을 주목하며 올해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패션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만큼 패션산업 매출이 극적으로 늘어나진 않더라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