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K-바이오,'바이오USA'서 주목받은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20 15:46

김철훈 성장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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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성장산업부 기자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으로 구성되는 바이오산업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1800조원으로 반도체(약 800조원), 자동차(약 600조원) 시장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산업계는 분석한다. 정부와 기업·국민들 사이에서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산업은 120여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근대화 시절 자국민의 의약품 내수에 부응하느라 글로벌화가 더뎠고, 그 결과 세계 50대 제약사에 드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해외사업 기반이 취약하다.

이같은 여건에서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박람회 ‘바이오 USA’에서 출범한 지 11년밖에 안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달 갓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거대제약사 사이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당시부터 오랜 기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위탁생산(CMO)에 주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로 시작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USA에 참가해 아직 시장 형성 전인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 치료제’보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완제의약품 CMO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다시 한번 ‘전략적으로’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당초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전문기업으로 출발하려던 계획에서 선회해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연구와 기술분야 후발주자로 출발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분야부터 규모와 인지도, 기술력을 쌓아 점차 글로벌 선두주자로 올라서는 ‘발상의 전환 전략’은 지난 수 십년간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입증된 한국기업의 ‘발상의 전환 전략’ 성공사례처럼 이번 바이오 USA에서 K-바이오 기업들은 ‘발상전환 스토리’의 잠재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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