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잉곳·웨이퍼 ‘전멸’ 셀 ‘고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17 09:48

尹정부 태양광 산업 불투명 속 중국산 저가공세에 수입산 시장잠식 심화 우려



국내 남은 사실상 유일 잉곳·웨이퍼 업체 웅진에너지 파산 수순으로 생산 종료



LG전자·신성이엔지 등도 셀 생산 철수·중단…한화큐셀·현대엔솔만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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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이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한 설비용량 168MW급 태양광 발전소. 한화큐셀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국내 태양광 산업의 생태계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웅진에너지가 최근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태양광 주요 부품인 잉곳·웨이퍼 생산이 국내에서 사실상 전멸한 상태다.

태양광의 핵심 부품인 셀의 국내 생산 산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대란 속 위축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기반이 국내에서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태양광 산업 기반이 가뜩이나 취약한 상황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산 등 수입산의 국내 태양광 부품시장 잠식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가 최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수순을 밟게 되면서 국내 태양광 제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웅진에너지가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잉곳·웨이퍼의 국내 생산은 사실상 종료됐다.

웅진에너지는 2006년 웅진그룹과 미국 썬파워의 합작사로 출범,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잉곳·웨이퍼의 국내 사실상 유일한 생산업체로 남아있었다.

태양광 산업의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소재)→잉곳·웨이퍼(부품)→패널(태양전지)→모듈→태양광발전소’로 이뤄진다

태양광 부품 최종 제품인 모듈의 바로 전 단계 부품 ‘셀’ 국내 생산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 등 국내 주요 태양광 셀 제조업체 일부는 이미 사업을 접었다. LG전자는 지난 2월 태양광 사업에서 완전 철수 했다. 태양광 전문업체인 신성이엔지도 이미 지난 2020년 12월 셀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국내 주요 태양광 셀 제조업체 중 살아남은 업체는 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이다. 이들 기업도 중국산 저가 셀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 기업은 현재 기술 개발을 통해 살 길을 모색 중이다. 기술 개발과 함께 태양광 셀 생산량을 늘려 비용 감축 등 생산 효율화에 나섰다.

한화큐셀은 차세대 태양광 셀인 ‘탠덤’을 개발해서 2025년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탠덤 셀은 한계 효율이 44%로 기존 실리콘 셀 29%보다 고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공장에서 가능한 연간 셀 생산량은 총 4500MW다"며 "국내에 셀 라인 신설을 위해 약 1800억원을 투자하고 5400MW의 셀 생산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에너지솔루션도 태양광 셀 신기술 개발과 함께 셀 생산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태양광 이종접합기술(HJT) 셀로 효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연간 셀 생산량 650MW이고 하반기에 360MW를 증설해 총1010MW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내 주요 태양광 셀 제조업체 현황 (단위: MW)

기업생산용량증설 목표
한화큐셀45005400
현대에너지솔루션6501010
합계51506450
참고= 한화큐셀, 현대에너지솔루션

국내 태양광 산업은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부품 공세에 취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국내 태양광 산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 이미 처해있다"며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태양광이 국내에 얼마나 보급될지 알 수 없어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세계 태양광 부품 시장에서 중국산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발간한 ‘재생에너지 산업 밸류체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태양광 부품별로 중국산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 폴리실리콘 63% △ 잉곳 95% △ 웨이퍼 97% △ 셀 79% △ 모듈 71%이다.

태양광 셀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에 보급된 모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 보급량 3967MW 중 국산 셀을 이용한 모듈은 877MW로 전체의 22%에 그쳤다.

지난 2019년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 보급량 2983MW 중 국산 셀을 이용한 모듈이 1498MW로 전체의 50%를 차지한 것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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