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세컨핸드 마케팅' MZ세대 저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18 15:46

가치소비 지향에 고물가 실속구매 작용 중고매장 인기
현대百, 리셀 팝업매장 이어 중고품전문관 처음 선보여
롯데百, 빈티지마켓 호응에 패션 셰어링 팝업 추가진행

현대百_마켓인유(1)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 ‘마켓인유’ 매장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올 들어 백화점 업계에 ‘세컨핸드(Second Hand, 중고품) 마케팅’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중고거래 플랫폼과 손잡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1980년~2000년 초반 출생)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한정 스니커즈 리셀(Resell, 되팔기) 매장을 선보이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엔 중고거래 브랜드 개별품목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아예 전문관까지 출점시킬 정도도 세컨핸드 마케팅에 힘쏟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컨핸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BGZT Lab)‘을 선보였던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업계 최초 세컨핸드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로 재단장하고 개장했다. 세컨드 부티크는 유플렉스 4층에 806㎡ 규모로 조성돼 대표 브랜드로 세컨드핸드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을 입점시켰다.

앞서 첫 중고거래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은 스니커스 리셀 전문 매장으로, 번개장터에서 대표 인기거래 품목인 ‘스니커즈를 전시 판매하는 매장이다. 브그즈트랩의 방문객 중 MZ세대(18~34세) 비중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한정판 스니커즈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의 큰 호응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브그즈트랩의 호조에 힘입어 명품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등 빈티지·리셀 전문 매장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용정콜렉션의 경우 1965년부터 빈티지 모델이나 단종된 명품시계 등 예술성을 갖춘 시계들을 모아서 선보이는 시계 리셀 전문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지속가능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두번째 가치‘를 지향하는 빈티지마켓 팝업 매장을 선보이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빈티지마켓 팝업매장 대표사례로 서울 잠실 월드몰(6월1일~7월24일)에서 진행한 ’마켓인유‘ 팝업은 전체 구매고객의 80% 이상이 2030세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층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에 고무된 롯데백화점은 분당점(7월29일~7월31일)에서도 추가 팝업을 진행하며 세컨핸드 마케팅 열기를 이어갔다. 특히, 부산 광복점에서 이달 22일까지 열리는 패션 셰어링 플랫폼 ’클로젯셰어‘ 팝업도 지역 젋은 소비층을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클로젯셰어의 매장 콘셉트는 ‘안 입는 옷은 빌려줘 수익을 내고, 필요한 옷은 마음껏 빌린다’는 패션 셰어링(공유)으로, 팝업 행사에선 클로젯셰어의 중고 판매와 렌털상품 등록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같은 백화점업계의 세컨핸드 마케팅 활동은 ‘MZ세대 집객 높이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물가·경기침체에 따른 가격실속을 찾으려는 수요 못지 않게 명품 브랜드 충족과 중고거래 자원 활용의 가치소비를 추구하려는 2030세대들의 구매취향이 크게 작용하면서 세컨핸드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고객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세컨핸드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며 "실제로 2008년 4조원이던 국내 중고거래시장 규모가 지난해 24조원으로 6배가량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앞서 선보인 스니커즈 리셀 매장이 이미 MZ세대로부터 폭발적 호응을 얻은 사례가 있는 만큼 세컨핸드 마케팅이 당분간 인기를 누리며, 젊은층 집객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 중고매장은 B2C(기업대 고객)가 아니라 C2C(개인간거래)의 공간으로, 소비자끼리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오프라인 플랫폼 기능을 하는 만큼 백화점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집객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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