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범강 KWIA 회장 "구글·애플 갑질에 국회·정부 적극 나서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6 14:49

"콘텐츠 가격 인상은 필요하지만…협의와 동의 없는 강제적 방식은 안돼"



"방통위, 소극적·형식적 대응 벗어나야…대책 논의 전 충분한 이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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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좋은 시설의 운동장(앱마켓)을 지어놓아도 훌륭한 선수들(콘텐츠 제공자)이 없다면 경기를 보러 오는 관중(소비자)들도 없을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일방적인 인앱결제 비용 인상 등 강제적 행위는 앱마켓 성장에 기여한 콘텐츠 제공자들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웹툰산업협회(KWIA)의 서범강 회장이 최근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독단적인 앱마켓 인앱결제 정책 등에 대해 ‘앱마켓에 개발자·창작자 등 양질의 콘텐츠 제공자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앱마켓은 좋은 앱과 콘텐츠를 제공한 플레이어들과 ‘동반성장’했다고 강조하며 현재 글로벌 앱마켓의 정책 변경 방식의 문제점을 이같이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1일 다음달 8주년을 맞는 KWIA를 지난 2020년 1월부터 3년간 이끌고 있는 서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가격 인상 필요하지만…문제는 ‘강제성’"

이날 서 회장은 글로벌 앱마켓의 일방적인 인앱결제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구글·애플 등의 가격 인상 정책은 이해 당사자의 충분한 사전적 협의와 동의 없이 이뤄졌으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강제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웹툰 생태계 발전을 위해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강제성’을 띄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다음 달 5일부터 한국, 일본, 유료화 사용국의 앱스토어 내 결제 통화 가격을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한다. 구글 역시 아웃링크 등의 외부 결제 방식을 금지하고 인앱결제(수수료 최대 30%) 또는 인앱결제 제3자 결제 방식(수수료 최대 26%)만 허용하는 결제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애플은 정책 시행 2주 전 갑작스러운 일방 통보로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구글은 해당 인앱 결제 정책에 따르지 않는 앱의 업데이트 금지하고, 아웃링크를 제공하는 앱의 삭제를 예고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비판 받았다.

이와 관련 서 회장은 "웹툰 콘텐츠의 가격이 높아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 콘텐츠가 벌어들이는 매출이나 수익이 조금 더 확보돼야 그만큼 창작자나 개발자를 위한 재투자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적절한 단계와 명분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인상이 기업의 독점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강제적 행위로 이뤄져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사회적인 동의와 이해 없이 그러한 행위들이 수용됐을 때 이것이 한 번에 끝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위에 무뎌지고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면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회장은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갑질 행위에 정부와 관계 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사실조사도 좋지만 방통위가 형식적인 대응말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줬으면 좋겠다"며 "정보 제공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화의 기미가 없다면 협회 차원에서도 좀 더 강력하게 느껴질 수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 "지속가능한 웹툰 생태계 구축…키워드는 ‘상생’"

"웹툰 종주국은 대한민국이다. 매년 수많은 웹툰 관련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아직은 소규모다." 서 회장은 KWIA 회원사 중에는 1인 창작자나 기업들도 다수라며 인앱결제 관련 과도한 수수료 정책과 일방적인 가격 인상은 이 같은 생계형 중소 웹툰 업체들의 생존에 직격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용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 등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서 회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상생’을 꼽았다. 최근 급성장한 웹툰 시장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 간의 충분한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제가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웹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가장 첫 번째 키워드가 ‘상생’이다. 창작자와 독자, 기업이 다 같이 상생하는 것이 K-웹툰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에 따르면 8년간 KWIA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은 △웹툰 불법 유통 근절 △웹툰 분류식별체계 마련 △웹툰 PD 아카데미 통한 인재 양성 등이다. 웹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미완의 상태인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만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성과를 보인 것은 아카데미를 통한 인재 양성이다. 웹툰PD라는 새로운 직종을 탄생시켰으며, 매년 아카데미 출신 웹툰PD들의 취업률은 100%를 기록할 정도다.

서 회장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 창작자 노동 환경 개선, K-웹툰 해외 진출 지원 등 웹툰 산업에 산재한 문제들이 많다"라며 "국회와 정부에서 이 같은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선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 전 해당 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동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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