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해외건설·플랜트의 날’서 적극 진출 시사
일부기업 네옴시티 사업 수주 후 추가 수주 가능성 기대
해건협 “사우디 내 국내 해외건설기업 경쟁력 충분”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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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직선도시인 ‘더 라인’ 예상도. 네옴시티 홈페이지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정부가 현 고유가 상황을 건설 수주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유가 상승으로 자본이 몰려 건설수요가 커진 중동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와 한국 건설기업들 등이 뭉친 민관 원팀코리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 초읽기에 들어가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022 해외건설·플랜트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 500억 달러 수주 및 세계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해외건설 3.0시대’ 개막을 알렸다.
원 장관은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기술과 한류문화까지 인프라 건설사업에 담아낸 스마트 인프라 패키지를 활용해 사우디 네옴시티 등 해외 인프라 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훈 건설정책국장도 최근 열린 제11차 비상경재민생회의에서 "해외건설 수주액과 유가의 상관계수가 0.84로 나타났다"며 "유가가 상승하면 인프라 건설 발주가 높아지고 타당성이 떨어지던 가스와 유전 개발도 활성화 된다"면서 해외수주 지원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국토부를 비롯한 해외건설협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네옴시티 일부 사업 수주에 성공한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한 30여개 기업이 함께 이달 초 사우디로 출정을 떠난다.
◇ 지구상 최고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의 44배 면적 미래도시를 짓는 지구상 최대 건설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현재 △더 라인(직선 길이 170km 직선도시) △옥사곤(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트로제나(대규모 친환경 산악관광 단지)가 착수에 들어간 상태다. 1차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국내 기업은 이미 네옴시티 관련 수주를 따놓은 상태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직선도시 ‘더 라인’ 프로젝트의 핵심인 인프라 철도 터널공사를 약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수주했다. 이는 네옴시티 지하 총 28km 길이의 고속화물 철도서비스를 개통하기 위함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제 막 조직이 꾸려지고 있는 시기이기에 실제 착공은 내년에나 이뤄질 예정이다"며 "착공 전에 해야 할 내부 설계 검토 등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프로젝트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공사 외 PM업계 네옴시티 진출도 눈에 띈다. 국내 PM업체 한미글로벌도 지난해 6월 ‘더 라인’ e-PMO(특별총괄프로그램관리) 용역 사업을 230만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공식적으로 내년 5월이면 사업이 완료된다.
최근에도 용역사업을 추가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3월 발주처 ‘네옴 컴퍼니(NEOM Company)’ 초청으로 글로벌 자문 서비스 용역 입찰에 참여했고 최근 낙찰 통보를 받았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네옴시티 사업 수행에 필요한 13개 분야 총 사업비 6억6700만달러 규모 중 △일반 사업 관리 △교통(Mobility) △환경·지속가능성3개 분야 자문 서비스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여러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시멘트업계에선 성신양회가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로 및 항만 등 설계사업을 영위하는 유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세아그룹 계열사 세아특수강 등도 관련 사업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 경기침세 속 중동시장 나홀로 상향조정
해외건설협회가 밝힌 글로벌시장조사기업 IHS Markit에 따르면 2022년 및 2023년 세계건설시장 전망은 각각 3.9%(13조4446억달러), 4%(1조9824억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위축과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인해 지난 7월 전망치 대비 1.1%포인트 하향조정된 수치다.
그럼에도 중동시장은 상향조정됐다. 중동시장은 지난 전망치 10.2% 성장 대비 1.8%포인트 상향 조정된 12%(6441억달러) 성장이 전망됐다. 고유가 기조에 따라 중동 주요국 발주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동시장은 2023년에도 직전년도 대비 0.5%포인트 높인 14.4%(7367억달러)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기세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책임연구원은 "시장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중동시장만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아무래도 네옴시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 할 수 없다"며 "대기업 주요 해외건설기업이 사우디에서 인정받는 부분이 많이 있어 국내 해외건설기업들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