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중공업그룹·효성·롯데케미칼·현대로템 등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밸류체인 구축
미래 성장원 육성과 '탄소 다(多)배출' 이미지 탈피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에서 바라본 서구지역 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이승주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친환경 연료 개발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철강을 비롯해 조선·해운,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대표 기업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 수요를 대체할 연료로 수소를 비롯해 암모니아 등 탄소 배출이 없거나 적은 연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6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탄소 다(多)배출’ 업종이라는 이미지 탈피와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원으로 육성하고자 친환경 연료 개발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는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업종 등이 있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그린·블루수소로 합성한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 분야 기술을 개발하고자 두산에너빌리티(舊 두산중공업),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과 ‘청정 암모니아 가스터빈 분야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해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 수전해 기반의 해상발전 플랜트 구축·수소운반선, 수소연료추진선 개발·액화수소탱크 제작·수소충전소 건립 등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Maersk)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 메탄올 추진선 19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 건조에 돌입했다.
효성그룹은 수소 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전 사업 분야의 기술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액화수소 생산과 유통에 나선다. 효성중공업은 독일 가스·화학기업인 린데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울산 용연공장에서 수소를 생산·유통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의 연료탱크 및 수소충전소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을 활용한 수소 연료탱크용 라이너를 개발·상용화에 성공했다.
롯데케미칼은 암모니아를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SK가스,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미국의 시지지, 일본의 스미토모 상사, 미쓰비시 상사 등과 합작사 설립·공동사업개발협약(JDA),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친환경 연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을 기반으로 청정 수소를 공급하고 국내 수소·암모니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자,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로템은 국내 최초로 음식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추출기를 납품했다. 수소추출기는 바이오가스, 천연가스 등을 수소 형태로 바꿔주는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통한다. 현대로템의 수소추출기는 지난해 충주시 바이오 그린수소 충전소에 납품된 후 아직까지 가동률 99%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하수처리장의 하수 슬러지로부터 발생되는 바이오가스를 통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충주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도 참여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친환경 연료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생존을 꾀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내년부터 기존 선박에 탄소집약도 감축의무를 부과하고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70% 줄이는 방향으로 상향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역시 오는 2027년부터 탄소감축상쇄제도(CORSIA) 의무참여를 시행하고 온실가스를 초과 배출했을 경우 항공사에게 배출권 구매 등의 비용을 내도록 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기후 위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갈수록 환경규제도 더욱 깐깐해지고 엄격해질 전망이다"며 "자연스럽게 친환경에 집중된 사업 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