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와 경쟁 아닌 협력…3000억원 투자 공동투자브랜드 '아이픽' 론칭
플랫폼 개편으로 편의성 개선·사용자 경험 확대 등 경쟁력 확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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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CI.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통신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주 캐시카우인 인터넷TV(IPTV)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을 개편하고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IPTV 시장은 이용자 2000만명 시대를 맞았다. IPTV 가입자 수는 늘었으나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매 반기 IPTV 가입자는 평균 70만~80만명씩 증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68만여명 증가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는 이보다 적은 수치인 51만명이 늘었다. 게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2020만3451명으로 집계됐는데 통계청 발표에 따른 국내 총가구 수는 2020년 기준 2092만6710만 가구로, 시장 상황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통신3사는 전날 공동투자브랜드 ‘아이픽’을 론칭하고 3000억원의 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하는 글로벌 OTT들의 공세를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신사 간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막대한 제작비를 공동 부담하는 등 수익성을 제고하고 오히려 OTT 업체들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향후 통신3사는 국내 플랫폼과의 연합을 확대하고, 국내 콘텐츠와 플랫폼의 상생 체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통신3사는 공동 전선 구축하는 동시에 서비스 개편 등 이용자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지난달 자사 IPTV 서비스 ‘올레TV’의 명칭을 ‘지니TV’로 변경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자의 편의성을 개선했다. 홈 메뉴에서 ‘OTT 서비스’ 탭을 누르면 넷플릭스, 유튜브, AMC+ 등의 OTT를 시청할 수 있다. 자사 OTT ‘시즌’과 CJ ENM ‘티빙’을 합병하면서 관련 서비스도 강화되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실시간 방송과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OTT, 주문형 비디오(VOD) 등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IPTV 서비스를 내놨다. 그동안 IPTV 사업자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OTT와 제휴 관계를 맺어 온 LG유플러스는 스스로 정체성을 IPTV가 아닌 ‘OTT TV’라고 밝혔다.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등 3개 OTT와 IPTV를 통합한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내년 초 티빙과 라프텔의 편입도 예정돼 있다. SKB도 올해 선보인 ‘플레이제트’를 통해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유튜브, 애플TV+ 등 국내외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 기업 CFK와 협력해 콘솔 게임도 선보이며 고객 경험을 확장 중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IPTV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큰 폭의 성장이 어려운 데다 최근 전체적인 시청 트렌드가 OTT 서비스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통신사업자들이 서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OTT 서비스를 품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