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스’ 매각 나선 엔씨…고이 키운 팬덤 플랫폼 파는 속내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30 15:33
유니버스

▲유니버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엔씨소프트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의 매각을 추진한다. 현재 팬덤 플랫폼 시장에서 유니버스는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회사가 비전으로 내세웠던 메타버스 사업의 향후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 엔씨, ‘유니버스’ 출시 2년 만에 매각 추진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니버스는 지난해 1월 정식 출시한 엔씨의 팬덤 플랫폼으로, 글로벌 233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엔씨가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사업인 팬덤 플랫폼에 자금을 쏟아붓기보다는 본업인 게임 사업에 보다 더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엔씨의 자회사이자 유니버스의 운영사 클렙(Klap)의 지난해 매출은 115억원이다. 지난해엔 영업이익 약 17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올들어서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클렙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5억원이다.

유니버스는 경쟁 플랫폼인 하이브의 ‘위버스’나 SM의 ‘디어유’ 보다도 열세다. 하이브 ‘위버스’의 연매출은 약 3000억원, SM ‘디어유’의 매출은 약 400억원으로 유니버스를 규모 면에서 크게 앞선다. 업계에선 엔씨가 직접 연예기획사를 운영하지 않다보니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확보에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나 SM이 소속 가수들의 IP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면, 유니버스는 타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떼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다보니 수익성이 나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니버스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산하에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있어 시너지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다.

다만 엔씨소프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유니버스 매각 논의와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 엔씨표 메타버스 ‘미니버스’ 띄울 듯


당초 ‘유니버스’는 엔씨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여겨져왔다.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엔씨가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로도 꼽혔다.

다만 엔씨는 지난 5월 ‘유니버스’ 보다 더 큰 개념의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메타버스는 엔씨가 지속적으로 준비하는 분야"라면서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는 메타버스의 한 유형이고, 엔씨가 추구하는 메타버스는 이보다는 더 큰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의 메타버스 사업은 지난달 공개한 ‘미니버스(miniverse)’를 통해 확장해나갈 전망이다. 앞서 엔씨는 입사 지원자를 위한 회사 직무 설명회를 통해 온라인 모임에 특화된 기능을 시범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아직 정식판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누구라도 쉽게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알려졌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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