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넥슨표 '문명', 원작 감성은 살렸지만…찐팬은 아쉽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1 14:47

그래픽은 '문명5' 느낌 물씬…시스템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



모바일 최적화 위해 SLG 장르 선택…차별화된 콘텐츠 필수

clip20221201141314

▲넥슨 신작 ‘문명: 레인 오브 파워’의 인게임 화면. 시청 업그레이드 완료까지 남은 시간이 4시간 19분 가량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한번 시작하면 며칠 밤을 새우도록 끝을 내지 못해 일명 ‘악마의 게임’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지식재산권(IP) 시드마이어의 ‘문명’이 지난달 29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됐다. 바로 넥슨의 ‘문명: 레인 오브 파워’. 1일 업계에 따르면 이 게임은 글로벌 메가히트작 ‘문명5’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많은 원작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원하는 문명을 선택할 수 있는데 기자는 원작에선 과학력이 장점인 ‘세종대왕’을 선택했다. 초반 지급해주는 A급 위인은 새롭게 선보인 김유신 장군을 골랐다. 초반 플레이를 진행한 결과 넥슨표 문명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다. ‘문명’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게임을 다운받은 이용자들은 다소 실망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원작 문명 시리즈의 광팬인 기자의 지인은 "고대에서 중세, 르네상스로 시대가 넘어가면서 변화하는 건물들의 모습이나 그래픽은 원작의 감성을 느끼기 충분할 만큼 만족스러웠다"면서도 "원작 특유의 턴제나, 정복·과학·문화 승리 등이 없는 시스템 변화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원작은 이용자가 선택한 문명을 고대시대부터 장시간에 걸쳐 발전시키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다. 모바일로는 이러한 장시간 플레이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게임은 전형적인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게임(SLG)의 시스템을 따라간다. 초반 지원받은 유료 아이템들을 쏟아부어 빠르게 진행한 결과 성장은 ‘시청 9레벨’에서 멈췄다. 10레벨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장장 4시간이 넘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레벨과 티어가 높아질수록 연구, 건물 업그레이드, 병사 모집·훈련에 드는 시간과 자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막대한 자원을 빠르게 수급하려면 전투·과학·예술 분야의 다양한 위인이 필수적인데 이용권 구매 없이는 위인 수집과 성장도 어려워 보였다. 기자는 초반 점검 보상 등으로 획득한 이용권을 사용해 위인·장비 10회 뽑기를 시도했으나 C급 위인 1명과 D급 위인 3명을 얻는 것에 그쳤다.

clip20221201141425

▲BM 중 하나인 시즌 패스. 유료로 구입한 젬을 통해 실버 또는 골드 패스를 선택할 수 있다. 시즌패스를 선택하면 일반 유저보다 높은 보상과 미션을 받을 수 있다.

장르 특성에 맞춰 비즈니스모델(BM)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됐다. 일반적인 인게임 재화인 젬과, 골드는 유료로 구매할 수 있으며, 성장키트나 스피드업 패키지도 도입됐다. 일반 이용자보다 좋은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시즌패스도 있다. 시즌패스는 유료로 구매하는 젬을 통해 실버 또는 골드 중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데, 유료 구매 횟수 등에 따라 높은 보상을 주는 식의 VIP 개념과 유사하다.

여유가 된다면 넉넉히 유료아이템을 사용해 선택한 문명을 빠르게 발전시켜 몰입감을 얻을 수 있다. 짧은 호흡으로 여러 문명을 키워보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성격이 조금 느긋하다면 무과금으로 천천히 성장시켜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핵과금 유저들의 식민지 신세로 전락하는 것은 본인이 감당해야 할 부분.

다만 넥슨표 문명은 원작 팬들에겐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기존에 SLG를 즐겨했던 이용자들에게는 더없이 쉽고 간편한 게임이다. 유적탐사나 걸작 제작을 위해 진행하는 미니 퍼즐게임도 지루함을 날릴 수 있는 요소다. 원작에는 없는 약탈 등 유저 간 전투, 연맹 시스템 등은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초반에 실망감은 사라지고 건물 업그레이드 버튼을 클릭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분명 재미는 있다. 즐길 거리도 가득하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 선보여 넥슨표 ‘문명’이 그간 사라져간 많은 아류작과는 다른 길을 걷길 기대한다.

clip20221201141618

▲플레이 초반 E급 위인으로 진행한 탐험을 실패해 보상을 모두 잃었다. 탐험은 분야별 필수 위인이 있기도 한다. 되도록 많은 수의 위인(최대 3명)을 데려가 개척을 분담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


clip20221201141943

▲기자가 보상으로 받은 이용권을 사용해 10회 뽑기를 진행한 결과 기자는 운이 없었다. C급 위인은 1명,높은 등급의 장비는 1개를 얻는 데 그쳤다. 무료 영입 기회는 고급은 3일마다, 일반은 매일 3회씩 제공하며, 이용권이 없을 때는 유료 재화인 젬을 이용해 뽑기를 진행할 수 있다.

sojin@ekn.kr

윤소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