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王’"…이용자 소통 힘 쏟는 게임업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19 15:20
히트2_첫 이용자 행사 '히트투나잇' 전경

▲지난 17일 개최된 넥슨 ‘히트2’의 첫 이용자 행사 ‘히트투나잇’ 전경.

로아온윈터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18일 개최한 ‘로아온 윈터’ 현장.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올해 게임업계를 관통한 화두는 단연 ‘이용자와의 소통’이다. 이용자들이 게임 운영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게임업계도 그 어느 때보다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힘쓰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일부 게임사는 게임 디렉터를 이용자 소통의 전면에 내세우며 ‘겜심’ 결집에 나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말을 맞은 국내 게임사들이 잇달아 유저 소통 행사를 열며 이용자들과의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게임사들은 통상 연말이 되면 유저들을 대상으로 앞으로의 게임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자리를 개최해왔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이 남다른 분위기다.

돌이켜보면 올해 주요 게임사들이 밀집해있는 경기도 판교에는 게임사를 향한 ‘트럭’의 행렬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게임 운영에 불만을 느낀 유저들이 게임 운영사 앞으로 트럭을 보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가 하면, 더 나은 서비스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커피 트럭’을 보내는 일들도 잦았다.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이용자들은 게임의 주요 소재인 ‘말’에서 모티브를 얻어 트럭 대신 ‘마차(馬車)’를 운영사 카카오게임즈 사옥 앞에 보내기도 했다.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유저들은 트럭이나 마차 시위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평점 테러’를 벌이면서 목소리를 냈다.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게임업계도 대응이 달라졌다.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이용자들의 질문에 운영진들이 직접 답하는 ‘끝장 토론’을 벌이고, 급기야 비즈니스 모델(BM) 손질에 들어간 게임도 있었다. 특히 넥슨의 ‘히트2’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을 전면 배제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규칙을 설정하는 모델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넥슨은 올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 ‘스타 개발진’ 마케팅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지스타 출품작 4종의 개발진은 물론이고, ‘메이플스토리’ ‘FIFA 온라인 4’ 등 인기 라이브 게임의 스타 개발진들은 직접 지스타 현장을 방문, 유저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게임업계의 행동 변화가 즉각 일어난 까닭은 ‘이용자와의 소통’이 게임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운영 미숙’ 논란에 휩싸였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경우, 한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이후 소통 강화 행보를 보이면서 현재는 매출순위 10위권 안으로 다시 진입한 상태다. 반면 이용자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게임사는 이용자 지표 상승의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게임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는가 하면, 게임 내 유료아이템 소비 등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매출 확대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이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은 외산 게임과의 경쟁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군은 완제품을 팔지만 온라인 게임은 완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출시 이후 안정적인 운영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이용자와의 스킨십 확대는 외산 게임보다 국산 게임이 더 잘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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