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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다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과 휴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에서 상당 폭 내려와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2%로 가기 전이라도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같이 고려하는 게 중앙은행의 당연한 통화정책 방법"이라고 했다.
또 그는 "11월 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으나,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며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과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낮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관측되는 현상"이라며 "이런 변화가 인플레이션 예측에 주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올해보다 내년에 줄이는 긴축적 모습으로 가는 것이 정책 전체 정합성에도 중요하고, 실제로 총수요 관리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미국은 다년간 연구를 통해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지만 우리는 학계에서 논쟁이 많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단기적으로 올랐던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시장에서 본다는 것이지, 경기 침체 예측 증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단 내년 상반기가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경계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다. 반기 성장률을 보면 상반기는 1.3%, 하반기 2.1%로 상저하고 흐름으로 예상됐다.
그는 앞서 9∼10월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른 것은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장 예측보다 급격했던데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다시 그때와 같이 급격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단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말한 것처럼 미 금리 인상이 더 길게 오래갈 경우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아니더라도 기조적인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