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지분 전쟁에…들끓는 팬덤 플랫폼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13 14:48
위버스

▲위버스.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지분 전쟁이 격화하면서 팬덤 플랫폼 간의 합종연횡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팬덤 플랫폼은 글로벌 전 지역의 케이팝(K-pop) 팬들을 한 곳으로 결집할 수 있는 창구이자, 각종 굿즈(goods) 등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 부문으로 엔터업계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 하이브 SM인수에 팬덤 플랫폼 시장 ‘주목’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SM엔터의 새 주인으로 가장 유력한 곳은 하이브다. 하이브는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대부분(14.8%)을 인수하기로 했고, 향후 소액주주들의 지분도 추가로 매입해 SM엔터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의 SM엔터 인수로 들썩이는 사업 분야는 바로 플랫폼 사업. 사실 하이브의 ‘위버스(Weverse)’와 SM엔터 산하의 ‘버블(Bubble)’은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아직 인수 이후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위버스와 버블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면 케이팝을 아우르는 글로벌 초대형 플랫폼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 팬덤 플랫폼 뭐기에?

엔터기업들은 2019년부터 속속 팬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자사 아티스트들이 팬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해왔다. 팬덤 플랫폼은 커뮤니티 기능을 넘어 공연과 커머스를 포괄하는 하나의 메타버스로 고도화가 됐고,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한 플랫폼 간 경쟁도 활발하게 이어져왔다.

이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기업이 바로 하이브다. 하이브가 2019년 6월 정식 출시한 위버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월 70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하고 있다. 위버스의 운영사 위버스컴퍼니의 2대주주는 네이버다. 하이브와 위버스컴퍼니는 YG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를 단행, 위버스에 YG엔터 소속 아티스트들도 입점시켰다.

SM엔터 산하의 디어유가 운영해온 ‘버블’도 영향력이 상당하다. 디어유의 최대 주주는 SM엔터 산하의 SM스튜디오스, 2대주주는 JYP엔터테인먼트이다. 여기에 디어유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운영해온 팬덤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유니버스는 강다니엘을 비롯해 걸 그룹 아이브, 우주소녀 등의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브가 SM엔터를 품으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YG엔터·JYP엔터 등과 중소 기획사 소속의 케이팝 스타를 모두 아우르는 ‘위버스 천하’가 도래하는 것이다.

◇ 카카오 대응 어떻게?

눈앞에서 SM엔터를 놓치게 된 카카오의 대응에도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아직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그러기엔 잃을 것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카카오는 스토리와 미디어, 뮤직 등 각 사업 영역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지만, 하이브가 SM엔터의 경영권을 가져가면 이런 계획은 실현되기 어렵다. 약 2170억원을 들여 사들인 SM엔터 지분 9.05%가 쓸모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카카오가 사우디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하이브·SM엔터 독과점 심사 역시 변수 중 하나다.

한편 SM엔터 경영권 향방은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SM엔터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SM엔터 4명의 이사는 모두 이번 주총 때 임기가 만료된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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