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결국 ‘연임 포기’…외풍에 흔들렸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23 15:58
구현모

▲구현모 KT 대표.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연임 적격 판정을 두 번이나 받고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정치권의 지속적인 압박에 결국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KT는 구현모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KT 이사회는 "구 대표 결정을 수용한다"라며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고 선임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사퇴결정이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정치권의 압박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 의사를 표명한 뒤 이사회로부터 적격 후보로 선정됐지만, 국민연금 등이 후보 선정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면서 다른 후보자들과 경선을 치렀다. 비공개 경선에서 이사회는 또다시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자로 낙점했지만, 국민연금은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KT는 완전 공개 경선 방식으로 후보자를 다시 선임하기로 했고, 여기에 구 대표는 또다시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공개 경선에 참여한 18명의 외부 인사 중 절반이 집권 여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날 KT 소수노조인 KT새노조는 "구 사장(대표)이 버티기 끝 사퇴라는 최악의 수를 선택함으로써 후임자로 정치권 낙하산 등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사회가 구 사장 사퇴를 계기로 자정의지와 함께 정치권 낙하산에 결연히 맞설 용기를 가져줄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한편 구 대표는 다음달 주주총회 전까지 대표이사직을 계속 이어가며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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