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68억...출범 9년만 첫 영업흑자
경쟁사와 다른 ‘3無 정책’...열악한 수익구조 극복
‘맛 경쟁력’ 높이고 팝업 등 이색 마케팅 실적 기여
빅3 업체와 점포 격차 커...‘점포 수’ 확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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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지난해 사상 첫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출범 당시부터 24시간 영업·위약금·로열티 없는 ‘3무(無)정책’을 내세워 경쟁사 대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8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영업손실 35억원에서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조1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이마트24의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의 흑자전환은 이마트24가 지난 2014년 위드미로 출범한 지 9년여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이마트는 2014년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며 24시간 영업과 위약금, 로열티가 없는 ‘3무정책’을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로열티를 내지 않고, 재량에 따라 365일 24시간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가맹계약 해지에도 위약금도 납부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은 본사가 가맹점의 임차료를 부담하는 대신 가맹점주가 매출에 비례한 액수를 로열티로 본사에 내야 하지만, 이마트24는 월회비만 내면 가맹점주들이 점포 매출을 다 가져갈 수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가맹점주들이 수익을 많이 챙겨갈 순 있지만, 본사가 수익을 확대하기에는 힘든 구조다. 따라서 업계는 이번 이마트24의 흑자가 의미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24는 다만 지난해 4월부터 일부 점포에 로열티(가맹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기존의 3무 정책은 가맹점주가 로열티를 내지 않아 매출이 많이 나올 때는 수익을 많이 챙겨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임차료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만큼 고정지출 부담이 크다. 이런 점이 점포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마트24가 지난해 흑자전환을 할 수 있던 배경엔 기존 경쟁사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마케팅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에 맞춰 맛있는 상품과 기분 좋은 서비스로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임으로써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맛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는 노포 맛집과의 협업부터 유명 맛집까지 차별화된 먹거리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다양한 게임, 패션업계 등 다양한 업태와의 이색적인 협업(컬래버레이션) 마케팅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임으로써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문제는 아직 경쟁업체들과의 점포 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점포 수 확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편의점 빅3 업체인 CU(1만6789개)와 GS25(1만6448개), 세븐일레븐(1만2000여개)의 점포수는 이마트24 점포 수의 2배 이상이다.
특히 3위 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이르면 10월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 점포(이달 기준 미통합 점포 1000개)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게 되면 점포가 1만4000여개로 늘어나게 된다. 4위 업체인 이마트24가 3위 업체인 세븐일레븐을 점포 수로 따라 잡기 더 어려워진 셈이다.
이마트24는 올해도 상품·마케팅·점포개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한편, 혁신적인 모바일앱을 통해 온·오프라인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찾고 머물게 하는 이마트24의 습관화를 이룸으로써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마트24는 모바일, 3D,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술을 접목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점포 경영주에게는 효율적인 매장운영을, 본사 임직원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다 스마트한 업무환경을 구축해 성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는 다양한 ICT기술을 적용해 더 스마트하게 점포를 운영하고,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디지털 혁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신기술을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점포에 상용화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