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이랬다는 게 안 믿겨"...이재명 ‘아슬’한데 송영길까지, 양향자 폭로도 재조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4 10:33
이성만 의원과 대화하는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이성만·윤관석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이은 송영길 전 대표 주변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 대선을 함께 치렀던 전·현직 대표와 관련자 등이 줄줄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당내 우려가 지속 고조되는 상황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에 나와 대선을 1년 앞뒀던 지난 2021년 당 전당대회 과정 중 송영길 캠프에서 돈 봉투가 돌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서 육성으로 된 녹취, 녹음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이거 참 안 믿을 수도 없고 황망할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조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대선을 지휘할 지도부를 뽑았던 당시 전대 분위기에 "저로서는 굉장히 위기감을 느끼고 경각심을 곧추세우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거기서 이랬다는 게 조금은 좀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이게 만약에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안 그래도 지금 (당) 기초 체력이 약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앞서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관석 의원 등 송영길 캠프 관계자 9명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언론은 돈 봉투와 관련해 윤 의원 이름이 분명하게 언급된 녹취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짜깁기설’부터 ‘기획수사설’까지 다양한 형태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날 의혹 당사자인 윤 의원은 "녹취 관련 보도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지로 한 발언인데, 이를 봉투를 전달한 것처럼 단정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의 경우 "당 대표 선거가 2년 전이라 선거법 공소시효 6개월이 다 지났다"며 "검찰이 확보한 녹취파일을 필요할 때마다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한 자당 인사들 반발에 ‘허술함’을 지적했다.

그는 윤 의원이 해당 녹취를 ‘검찰 짜깁기’라고 반발한 데 대해 "어쨌든 연이어 대화가 있었다는 거 아니겠는가"라며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딴 거 가지고 짜깁기 했다는 건 조금 설득력이 좀 없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와 관련해선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 보좌관에게 문자 전달했음’ 이런 (문자를 보낸) 게 있기 때문에 조금 궁색하지 않으냐"고 언급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 체류 중인 것에 대해 "제 발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그게 좀 더 당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내놓은 폭로도 일각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 의원은 대선 한 달 뒤였던 지난해 4월 "다른 분한테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갈 수 있다’고 들었다"며 "검수완박을 안 하면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며 찬성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야권 몫 심의·표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자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 양 의원에게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양 의원이 이를 거절하면서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자리를 대신했다.

이 과정에서 위장탈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최근 헌법재판소로부터 "위법했다"는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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