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방편 통했다"… 한숨돌린 해운업계, 하반기 재반등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7 16:16

SCFI 3주 연속 상승하며 1000선 회복… 임시결항 조치 영향



글로벌 물동량·폐선량 증가로 해운시황 하반기 반등 가능성

부산항

▲SCFI가 1000선을 넘기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컨테이너 선박.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해상운임이 최근 반등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이자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1000선을 회복했다. 해운사들의 ‘블랭크 세일링(임시결항)’ 조치로 각 노선의 평균 운임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업계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해운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리라 기대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14일 기준 1033.65으로 집계됐다. SCFI는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반영한 수치다. SCFI는 지난해 1월 최고점인 5109.60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0일 906.55로 바닥을 찍었다.

SCFI는 컨테이너 선사들의 수익성 척도로 사용된다. 보통 선사들은 화주와 매년 3∼5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는데, 당시 스팟 운임이 그 기준이 된다. SCFI가 지난해 3∼5월 4000선을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선사들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업계는 SCFI 1000선을 심리적 마지노선이자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SCFI 1000선 회복에는 선사들의 임시결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임시결항은 해당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 수를 조절하는 조치로, 운임이나 물동량이 감소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한다. 공급 조절에 따른 소석률(화물 적재 비율)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선사들의 남미행 임시결항 조치에 남미행 운임이 크게 뛴 바 있다. 또한 지난 주는 북미행 노선 운임이 SCFI 상승(76.72포인트↑)을 견인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미국 서해안항만 노사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다수 선사들의 공격적인 임시결항 조치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SCFI 상승에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올해 전반적인 해운 시황의 약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나, 이르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해운시황의 반등 키워드는 ‘글로벌 물동량’과 ‘폐선량’이 꼽힌다. 물동량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글로벌 물동량이 지난해 -1.6%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4%, 내년에는 6.3%, 2025년에는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의 폐선은 기대 수익 대비 해체 시 수령할 수 있는 스크랩(고철) 가격, 노후로 인한 연비 감소 정도, 기타 정비에 필요한 부대 비용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현재 지난 2년간 고운임에 적정 선령을 넘기며 운영된 노후선들이 쌓여있고, 고철 가격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 노후선 폐선 역시 증가할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이 1000선을 회복한 것은 선사들의 임시결항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르면 하반기부터 해운 시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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