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수로 고부가 가치 제품 HBM 수요 증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선두 업체' 강조…경쟁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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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인공지능(AI)의 성장으로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뜨겁다.
양사는 서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HBM ‘업계 1위’를 자신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HBM 수요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급증하고 있다. 올해 HBM 수요는 2억9000만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어 2021년 4세대인 HBM3를 선보이며 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하며 쌓아온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0㎚ 3세대 D램 비중 확대를 추진한다. 내년에는 상반기 공급 예정인 HBM3E(5세대)를 위한 10㎚ 5세대 D램과 TSV 생산능력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자료 등을 근거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초기부터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며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 선두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는 HBM 시장 지배력이 약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M과 DDR5 등 신기술·신성장 분야에서 과거 같은 압도적 경쟁력과 삼성전자다운 모습이 약해졌다"며 "삼성 반도체가 과연 질적·양적 측면에서 여전히 세계 최강인지 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체적인 공정 기술력으로 HBM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 중이며 이미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HBM3의 양산 준비를 완료한 데 이어 시장이 요구하는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의 차세대 HBM3P 제품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HBM 선두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에 대한 언급이나 지적은 자제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서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자사 HBM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하며 HBM 반도체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gore@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