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율 사수'...M&A 사전 준비하는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8 16:38

우리종금-벤처파트너스 상장폐지

우리금융 신주 상장



4대 금융 중 자본비율 가장 낮아

주주환원 우려



완전자회사 편입 후 자본비율 상승

비은행 인수 여력↑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상장폐지하고, 완전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두 회사를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로 품으면서 우리금융은 연결기준 순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한층 빨라진 의사결정으로 자회사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순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실적 증대 효과보다는 자본비율 상승효과에 방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가장 낮은데, 향후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상장 폐지되고 이날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상장됐다. 우리금융은 기존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을 각각 58.7%, 55.54% 보유 중이었는데, 주식교환대상주주들에게 교환비율대로 우리금융지주가 새로 발행한 보통주를 배정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보통주식 1주당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0.0624346주를 배정했고, 우리벤처파트너스에는 0.2234440주의 비율로 우리금융 보통주를 배정했다. 이날 상장된 신주는 약 3247만주로, 발행주식수의 4.46%에 해당한다.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지주는 15개 자회사 가운데 우리자산신탁(72.3%), 우리자산운용(73%)을 제외한 13곳의 자회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품게 됐다.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자회사 중간배당, 유상증자 등 자본정책은 물론 계열사 주요 사업에 대해 한층 빠른 속도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계열사 간 영업 시너지를 창출하는데도 용이하다.

여기에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지분율이 올라가면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되는 연결순이익도 증가하게 된다. 이는 KB금융, 신한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대부분의 계열사를 지분율 100% 형태로 보유 중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경쟁사보다 빠른 의사결정 속도로 해당 사업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이 한 단계 줄어들면서 각종 시간이나 물리적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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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자회사 지분구조.(주: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자회사 편입 후 상장폐지. 28일 우리금융지주 신주 상장.)(자료=우리금융)


다만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상반기 순이익 각각 122억원, 20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순이익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두 회사를 100% 자회사로 품은 결정적인 이유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상승을 꼽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자본비율을 20bp(1bp=0.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CET1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 비율로, 금융사가 보유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자본비율이 높다는 것은 충분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비은행 인수합병(M&A) 여력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6월 말 현재 자본비율 12%로, KB금융(13.78%), 신한금융(12.95%), 하나금융지주(12.8%) 등 경쟁사에 비해 가장 낮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향후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자본비율은 추가로 떨어질 수 있고, 주주환원 여력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 자본비율이 올라가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과 다른 지주사 간에 주가 격차가 커지는 것은 자본비율 때문"이라며 "이미 우리금융이 타 지주사와 자본비율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까지 인수하게 되면 자본비율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고, 주주환원 여력도 저하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향후 그룹 손익 증대, 배당재원 확대 등으로 우리금융이 기존에 수립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자본비율을 고려한 총 주주환원율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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