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가능 회원수, 2021년 4만4000명에서 지난 7월 3만9000명 '감소'
업계 "은행 베네핏 없이 확대 어려워…당국 리워드 규제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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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법인(신용)카드의 사용가능 회원수는 4만4000명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 3만9000명까지 내려왔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삼성카드가 법인영업 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매출 단위가 높은 법인 고객을 잡아야 수익창출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환경상 영업의 난항에도 직면했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21년 12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법인(신용)카드의 사용가능 회원수는 4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4만2000명으로 줄었고, 지난 7월은 3만9000명까지 내려왔다.
삼성카드 법인 회원수 감소는 금융지주에 속한 계열 카드사와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인 2021년 말 신한, 우리, 하나, 국민카드의 사용가능 회원수는 각각 19만2000명, 25만6000명, 18만9000명, 41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17만7000명, 26만3000명, 20만7000명, 44만9000명이었다. 지난 7월 기준으로는 16만7000명, 29만2000명, 22만4000명, 46만명을 각각 나타냈다.
업계는 대부분 기업이 사용하는 주거래 은행이 있거나 은행과 연계된 혜택을 누리려 같은 계열사의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비은행 카드사의 법인 고객이 확연히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 베네핏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은행과 연계된 카드사로 법인카드를 사용하면 기업 대출 시 금리를 인하해주는 혜택 등이 제시돼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점유율과 회원수 기준 법인카드 1위를 지키고 있는 KB국민카드도 은행과 연계된 영역이 영업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그룹 차원의 기업금융 활성화를 연계한 SME(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6월 기준 KB국민카드의 회원 수는 46만3000명, 이용 금액은 10조6000억원 가량이다.
금융당국의 캐시백 비율 규제로 영업상 경쟁이 어려워진 부분도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법인고객에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의 경쟁을 해왔으나 현재는 금융 당국의 규제로 인해 사실상 경쟁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0.5%를 초과하는 캐시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냈다.
그러나 비은행 카드사의 법인영업이 모두 뒤쳐지는 추이는 아니다. 비은행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법인카드 판매실적을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인 KB국민카드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선방하기도 했다.
1분기 기준 법인카드 사용 실적을 살펴보면 KB국민카드가 5조80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비은행 카드사인 현대카드 또한 5조8000억원 수준을 나타내면서 어깨를 나란히했다. 또 다른 비은행 카드사인 롯데카드도 4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삼성카드는 4조5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리워드 혜택 하향평준화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카드사들의 법인영업 경쟁이 어려운 환경이지만 영업부서의 재량 등 순수한 영업력을 통해 이뤄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와의 전체 시장점유율에서도 쫓기는 형국이다. 애플페이 출시를 기점으로 시장점유율 변동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국내·개인 신용카드 이용액 기준)은 각각 17.9%, 15.7%였으나 지난 3월 현대카드 애플페이 출시 이후인 올해 7월 기준 점유율은 각각 17.6%와 16.2%로 삼성카드 점유율에 현대카드가 바짝 따라붙고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고금리 압박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재무건전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제휴카드 출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규회원수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법인 고객의 매출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리워드식이 아닌 비가격적인 측면까지 합세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