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올 4분기부터 실적 개선 전망
삼성전기, 업계 최초 커플드 타워인덕터 양산…전장용 MLCC 미래 성장동력 낙점
LG이노텍, 애플 의존도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글로벌 고객사와 공급 협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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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국내 주요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하반기 비상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양사가 기술력과 수요를 앞세워 4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10일 업계 최초로 커플드 파워인덕터 양산에 돌입하며 하이엔드급 제품 확대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커플드 파워인덱터는 두 개의 파워인덕터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제2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라 불리는 파워인덕터는 전원 회로에 적용해 배터리에서 발생한 전력(파워)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삼성전기는 MLCC로 축적한 재료기술을 바탕으로 자성체를 독자 개발했다.
이어 전장용(자동차 전기·전자장비) MLCC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투자 중이다.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장용 MLCC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올해 860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 사업장에 이어 중국 천진, 필리핀 라구나 사업장에서 MLCC 생산능력을 전장용 중심으로 증설하고 있다. 천진과 라구나는 각각 부산 사업장의 각각 3배, 2배 규모다.
또 삼성전기는 플립칩 볼그레이드어레이(FC-BGA) 사업 시설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를 쓰는 서버나 PC, 자율주행 등 미래차량 부품에 이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의 첫 출하식에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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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본사. |
매출의 80% 이상을 애플에 의존하고 있는 LG이노텍은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에 이어 FC-BGA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내놓았다.
LG이노텍의 광학 솔루션 사업은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글로벌 1위 입지에 걸맞는 최고 수준의 카메라 모듈을 잇달아 선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DSLR 카메라의 고사양 성능을 스마트폰에 그대로 구현한 LG이노텍의 ‘고배율 광학식 연속 줌 카메라 모듈’은 세계 최대 IT ·가전 박람회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LG이노텍은 다음 달부터 FC-BGA 본격 양산에 나선다. LG이노텍은 이미 FC-BGA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고객사들과 공급 협상에 돌입했다. LG이노텍의 FC-BGA는 미세 패터닝, 초소형 비아(회로연결구멍) 가공기술 등 독자적인 반도체용 기판 구현 기술이 적용돼 높은 회로 집적도를 자랑한다. 기판의 면적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휨 현상(제조 과정에서 열과 압력 등으로 인해 기판이 휘는 현상)’도 최소화했다.
아울러 애플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5’의 흥행도 LG이노텍의 든든한 매출 바탕이 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폰 15 시리즈는 큰 폭의 사양 개선에도 불구하고 전작 대비 판가를 동결했고, 프로 시리즈의 출시 지연도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아이폰 14 시리즈의 프로 및 모델의 판매 비중은 58%였으나,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는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프로 시리즈 노출도가 큰 LG이노텍에 더욱 우호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