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 ‘반도체 가드레일 강화’ 예고에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1 15:41

'화웨이 쇼크' 대중국 제한 조치 강화 전망



삼성전자, 美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 늘어…보조금 수령 중요



다음달 종료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연장 여부 '불투명'…"中 공장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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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 강화를 예고하고 나서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긴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받은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최종 규정을 조만간 발표한다. 최근 화웨이가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서 7나노미터 첨단 칩이 발견돼 미국의 대중국 제한 조치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 되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드레일 최종 규정이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에 "수주 내로 완성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보조금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거나 중국 우려 기업과 공동 연구, 특허사용 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중요한 세부 사항 일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171억달러(약 288조4000억원), 150억달러(약 20조원)를 향후 10년간 미국 내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지원금 신청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패키징 공장 부지가 확보되면 반도체 공장 관련 보조금을 미국 정부에 신청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짓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보조금을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짓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처음 계획보다 80억달러(약 10조5500억원) 늘어난 250억달러(약 33조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한국 기업 유예 조치도 다음달 종료를 앞두고 있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으로 설비 반입이 가능하게 한 유예 조치는 내달 11일 종료된다. 당초 업계는 규제 유예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미국이 ‘화웨이폰 쇼크’로 인해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은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40%를, SK하이닉스는 중국 댜렌과 우시 공장에서 각각 낸드 20%, D램 40%를 생산한다. 만약 유예가 안 된다면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공장 가동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아예 난징 공장 확대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발빠르게 투자 계획 수정에 나섰다.

한미 양국 정부는 내달 유예 기간이 끝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사안과 관련된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이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단을 강화할 여지는 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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