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도 안심 못해"…중국 은행권 부동산 부실대출 증가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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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여파로 중국 은행권의 부실 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 규제가 비교적 강한 전통적 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프랜시스 챈 애널리스트 등은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을 비롯해 중국 11개 주요 은행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제기했다. 

이들 은행이 올 상반기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을 양호하게 관리했지만, 하반기와 내년에는 더는 신용비용을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늘어난 이들 은행의 신규 악성대출 가운데 77%는 부동산 관련 NPL이고 23%는 악성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였으며 부동산 관련 NPL 비중이 향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이들 은행이 부동산 개발업체에 내준 대출 가운데 NPL 비율(가중평균)은 2021년 3.1%에서 지난 6월 4.7%로 늘어났으며, 금액 기준 2670억 위안(약 48조8000억원)이었다.

은행 별로는 농업은행이 520억 위안(약 9조5000억원·NPL 비율 5.8%), 공상은행이 510억 위안(약 9조3000억원·6.7%), 중국은행이 430억 위안(약 7조8000억원·5.1%), 건설은행이 400억 위안(약 7조3000억원·4.8%) 등이었다.

내년 말까지 부동산 NPL 비율이 6월의 3배가량인 14.8%로 증가하는 경우를 상정한 부정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 말 이들 은행의 부동산 NPL 규모가 9050억 위안(약 165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 추산이다.

은행 별로는 공상은행이 2040억 위안(약 37조2000억원·18.4%), 중국은행이 1970억 위안(약 36조원·21.7%), 농업은행이 1670억 위안(약 30조5000억원·16.4%), 건설은행이 1340억 위안(약 24조5000억원·13.1%)의 부동산 NPL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 NPL 비율이 6월의 2배가량인 9.9%로 늘어나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들 11개 은행의 부동산 NPL 규모는 6030억 위안(약 110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은 이들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동산 대출과 모기지를 꼽으면서, 담보 가치 하락 등을 감안할 때 11개 은행이 내년 연말까지 6380억 위안(약 116조6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책 금융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지만, 이러한 조치로는 부동산 위기 심화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BI의 크리스티 헝 애널리스트는 별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기준 중국 은행권의 부동산 분야 대출 규모가 5170억 위안(약 94조6000억원) 감소한 53조4000억 위안(약 9773조원)을 기록, 2019년 이후 분기 기준 감소 폭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주택경기가 활황이었던 2016∼2018년 은행권 신규대출 가운데 부동산 부문 비중(모기지 포함)은 40% 이상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이 비중이 사상 최저인 1%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중국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의 매출이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다면서,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중국과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비구이위안의 위기가) 중국 금융권 내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며 "일부 신탁사 등의 동반 부실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중국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에는 특이 사항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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