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나노 공개…TSMC·삼성전자 파운드리 양강구도에 도전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5 11:18

파운드리 산업 재진입 인텔… 내년 삼성전자 제치고 2위 수성 목표



인텔, 내년 1분기 첫 1.8나노 생산…안정적 수율·고객사 확보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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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인텔이 1.8나노미터(nm·10억분의1m)급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강구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인텔은 올해 연말에 3나노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 1분기에는 첫 1.8나노 웨이퍼를 생산 라인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렸던 ‘인텔 이노베이션 2023’ 행사에서 1.8나노급 공정 기반의 반도체원판(웨이퍼) 시제품을 선보였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에릭슨 등 주요 고객사가 첨단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인텔이 제시했던 4년 내 5단계 공정 도약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중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텔의 계획은 2나노 양산 목표 시기를 오는 2025년으로 잡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선 것이다. 때문에 인텔이 2나노 이하에서 TSMC와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9% 점유율로 1위를, 삼성전자가 1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리 주도권을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줬던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분야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하지만 TSMC와 삼성전자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작년 말 3나노 양산을 시작한 TSMC는 2나노 공정 반도체 시범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TSMC보다 한발 먼저 구체적인 2나노 이하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수율 확보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TSMC와 인텔보다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을 이미 양산 중인 3나노 제품에 적용해 노하우를 쌓고 있다. GAA는 게이트가 채널의 4면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의 트랜지스터로, 게이트가 3면과 접촉하는 기존 핀펫(FinFET)보다 성능·전력 소모 등에서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업계 역시 인텔의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8나노급을 생산하려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인 하이 NA가 필요한데 인텔은 아직 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현재 ASML의 EUV 노광 장비를 활용해 7나노를 생산하고 있다.

고객사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텔은 최근 수년간 파운드리를 자사 제품으로만 운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 확보 등에서 인텔의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나노 양산에도 들어가지 못한 인텔의 내년 1분기 1.8나노 양산은 다소 일정이 다소 촉박해 보인다"면서 "내년 1분기까지 인텔이 1.8나노 수율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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