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TK 지지율 띄운 이준석, 홍준표는 "비례당만 만들어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2 21:34
이준석, 대구서 정책 토론회 참석

▲대구서 정책 토론회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설이 거듭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신당 잠재 지지율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거대 양당 수준 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기사를 공유하며 "뻐꾸기와 비만 고양이들에 대해서 질타했을 뿐인데 TK에서 움직임이 있다니 다행"이라고 적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는 친윤계 등이 보수 성향 지지자에 힘입어 기존 경쟁자들을 밀어내는 행위를 뻐꾸기가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에 비유한 바 있다.

또 ‘비만 고양이’는 이 전 대표가 중진 의원이 되고도 전국구 지명도를 쌓지 못한 영남 의원들을 비판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결국 이들에 대한 지신의 비판으로 인해 TK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다만 "현재 단계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창당에 대해서 어떤 고민도 나누지 않고 있다"며 신당설 구체화에는 거리를 뒀다.

이런 이 전 대표 움직임과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지율 등 정치적 자산을 근거로 이 전 대표 신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가) 만신창이가 돼 공천 받아 본들 홀로 고군분투 하다가 낙선할게 뻔"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유승민도 못해본 당 대표를 자력으로 넘어섰다"며 "비례정당만 만들어도 내년에 정의당보다 의석수가 많을 거고 나아가 차기대선의 캐스팅보트도 쥘 수 있는데 영악하고 한 맺힌 이준석이 그걸 모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하다못해 수도권에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역할까지 노리는데 참 당 지도부 무지하고 태평스럽다"며 "한번 바람나 가출했던 사람이 두 번 가출하지 않는다는 보장 있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 모두 과거 바른정당을 통해 이미 한번 독자 신당을 창당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실제 신당을 창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어차피 다음 대선 도전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한테서 떠난 보수 민심을 다시 회복하는 게 제일 큰 숙제"라며 "그런데 당을 떠나면 보수하고는 끝이다. 그래서 민주당 후보로 나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보수 기반을 두고 중도로 확장하는 후보가 돼야만 대선 승리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에서 자기 자리가 있다면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 중진 윤창현 의원 역시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저는 (이 전 대표가) 신당할 거라고 안 본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에 신당하게 되면 제가 얘기한 대로 국민의힘 승산에 가장 고춧가루 뿌리는 역할을 이준석이 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보수 우파 진영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쓰일 것이다. 본인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당이 차려지더라도 절대로 (의석 수) 한 자릿수 이상 넘기가 어렵다"며 이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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