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
거버넌스·기업문화 재검토, 계열사 임직원 참여 독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
11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카카오 계열사 임직원에게 사내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2시에 진행된 임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 톡’의 주요 내용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 년이 돼간다.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위해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최고경영자(CEO) 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랐고 실제로도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공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방식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에게 유효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자평했다. 앞으로 카카오를 원점부터 다시 설계하는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투자와 스톡옵션을 전적으로 계열사에 위임하던 방식을 버리고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우선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 그룹 내 거버넌스 개편 계획도 밝혔다. 또 기업 문화 역시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나간다. 영어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재검토하겠단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2024년부터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며 "변화의 과정에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경영진들도 단단한 각오로 임해주시길 요청한다. 저부터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날 선 질책도, 새로운 카카오 그룹으로의 쇄신에 대한 의견도 모두 경청하겠다"며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