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맹 서비스 출시…기존 서비스도 유지키로
택시 기사 선택권 확대…주행 데이터 확보는 '빨간 불'
▲왼쪽부터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 하헌구 인하대 교수,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 회장,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지난 13일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수료를 기존 최대 5%에서 2.8%로 낮추는 신규 가맹 서비스를 내놓고, 비가맹택시를 대상으로 한 부가서비스였던 ‘프로 멤버십’도 폐지하기로 택시업계와 합의했다. 배차 알고리즘 역시 택시업계 의견을 반영해 인공지능(AI) 추천과 최단거리 배차를 병행 적용하기로 했다.
◇ 수수료 낮추고, 배차 알고리즘도 택시업계 입장 반영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날 주요 택시 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간담회 및 개별 실무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14일부터 3차례의 간담회를 거쳐 도출한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현장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과도한 수수료 등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카카오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합의안은 크게 ‘수수료 인하’와 ‘배차 알고리즘 개선’으로 요약된다. 합의된 신규 가맹택시 서비스의 계속 가맹금은 2.8%로, 기존에 실질 수수료 3~5%보다 최대 2.2%가 낮아졌다.
배차 알고리즘의 구조도 바뀐다. 기존에 수락율을 고려해 AI 추천 시스템을 먼저 적용했던 구조를 바꿔 AI 추천 기반 배차와 최단거리 우선 배차를 병행 시행한다. 특히 수락율 산정방식을 고도화하고 추천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택시 기사가 직접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추가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승객 편의 관점에서 승차 거부나 택시 대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 및 이해관계자와 지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업계의 발전과 국민 편익 증진을 공통의 과제로 인식하고, 택시 발전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며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는 택시 플랫폼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주행데이터 수집 ‘빨간 불’…"기존 가맹 서비스 없어지는 건 아냐"
이번 합의안에 택시 업계 요구사항은 대부분 반영됐지만, 주행데이터 수집 등을 포함한 제휴 계약과 관련된 내용은 빠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로부터 주행 데이터 등을 제공받고 가맹 수수료 일부를 페이백 해주는 방식의 제휴 계약을 별도로 맺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주행데이터를 자율주행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각종 미래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활용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신규 가맹 상품의 경우 제휴 계약 체결 대상에서는 제외된다"며 "모빌리티 데이터의 경우 어떻게, 얼마나 데이터를 확보해야할지 전반적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신규 가맹 서비스가 나온다고 해서 기존의 가맹 서비스가 아예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서비스를 하나 더 만드는 차원이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로 가맹 가입도 가능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가맹 택시가 신규 상품으로 전환하고 싶다고 하면 지원해드릴 예정"이라며 "기존 서비스에 계약을 희망하면 그쪽으로 가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