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대통령' 농협중앙회장 공식 선거전 개막…후보 최종 8명 등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1 20:09

강호동·송영조·이찬진·임명택·정병두·조덕현·최성환·황성보



경남 3명·부산 1명·충남 2명·서울 2명…호남 후보 없어



12일부터 열전 14일간 공식 선거전 돌입…본선거 25일



13년만 직선제 선거…전국 1111명 조합장이 직접 뽑아

이성희 현 회장 연임도전 불가로 혼전예상…농협계 초반판세 ‘1강 2중’ 분석

조합원 3000명 이상 조합에 1표 추가 투표권 부여로 총 유효 투표는 1252표

영남권-백제권 격돌, 도시농협-농촌농협 대결 등 선거구도 시나리오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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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본관.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농업인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의 새 회장을 뽑는 공식 선거전이 개막했다.

현재 3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농협중앙회는 총자산 규모가 670조원에 달해 올해 우리나라 전체 국가예산 656조원보다 클 정도로 경제 등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앞으로 4년간 그런 농협중앙회를 이끌 차기 수장 선거로 농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5일 실시되는 이번 제25회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약 13년만의 조합장 직선제 도입, 현 이성희 중앙회장의 연임 불가 등으로 후보간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화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본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후보자 최종 8명으로 압축됐다.

등록후보 8명(가나다 순)은 △강호동(경남 율곡농협조합장·전 농협중앙회 이사) △송영조(부산금정농협조합장·전 농협중앙회 이사) △이찬진(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대구북구을 국회의원 출마) △임명택 (전 농협중앙회 30년·지역농협 6년 근무) △정병두(전 서울종로·경기고양을 국회의원 예비후보) △조덕현(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 △최성환(경남 부경원예농협조합장·전 농협중앙회 이사) △황성보(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전 농협중앙회 이사) 등이다.

특히 송영조·최성환·황성보 후보는 현 농협중앙회 이사직을 사퇴한 뒤 출마했다. 중앙회 이사회는 통상 각 시·도 조합장 중 1명씩 선출돼 구성되며 중앙회 이사는 중앙회의 중요 의사결정에 의결권을 가진 막중한 위치에 있고 그 권한도 비교적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조·최성환·황성보 후보는 이런 지위와 권한을 포기하고 중앙회장 선거에 도전한 것이다.

지역별 후보를 보면 경남이 3명(강호동·최성환·황성보)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서울(이찬진·정병두)과 충남(임명택·조덕현)이 각 2명, 부산(송영조) 각 1명이다.

경북·전남·전남·충북·강원 등에선 등록 후보자가 없었다.

이들 후보는 12일부터 선거 전날인 24일까지 열전 14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다.

이번 선거에선 직선제 도입으로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11명이 직접 새 중앙회장을 선출한다. 특히 조합원 3000명 이상인 농·축협은 1표를 더 행사하는 부가 의결권제도 처음 도입됐다.

이번 선거는 최근 당초 가장 유력시 됐던 이성희 현 중앙회장의 연임 도전 불가로 혼전 양상을 띠게 됐다.

당초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경우 현직 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 추진으로 이성희 회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가지고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선거 공고일까지 해당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이성희 중앙회장이 연임도전을 할 수 없게 됐다.

농협계 등에 따르면 출마 후보들의 초반 판세는 강호동·송영조·조덕현 조합장 등 후보 3명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경합 속에 기반을 다져온 강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있어 ‘1강 2중’의 구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강호동 후보는 4년 전 제24회 선거에서도 이성희 현 회장과 라이벌로 꼽혀 유력 후보로 거론됐고 결국 3위를 한 인물로 수년간 기반을 다져왔다.

송영조 후보는 조합장 최다 6선이자 중앙회 경영에 참여한 이사 조합장 출신으로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덕현 후보는 강호동·송영조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중앙회 감사위원을 맡고 있으며 비주류 지역으로 분류되는 충청권에서 나온 유력 후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성희 현 회장의 출마는 어렵게 됐지만 그동안 쌓아온 인맥과 내부 정치를 바탕으로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의 여부에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재도입된 직선제로 조합장 1111명이 투표에 참여하기 때문에 선거운동이 예전보다 과열 양상으로 치닫게 되거나 지역별 후보 연대, 도시와 농촌 농협 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 제25회 농협중앙회장 선거 등록 후보(가나다순)

이름강호동송영조이찬진임명택정병두조덕현최성환황성보
나이6067636759666768
소속(경력)경남 율곡농협조합장부산 금정농협조합장전 국회의원 출마 전 농협중앙회 근무전 국회의원 출마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경남 부경원예농협조합장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
주요 공약‘변화와 혁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협동조합’, ‘농업인·임직원·국민이 함께하는 농협’‘조합장 처우 개선에 대한 생각은?’, ‘디지털 시대의 농협중앙회 역할은?’ 등을 통해 질의 응답식 공약농업의 디지털 혁신으로 경쟁력 있고 잘사는 농업인, 살고 싶은 농촌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든든한 농협지역농협과 중앙회에서 36년 동안 근무한 경력으로 농축산인들의 소득 증대와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농촌 일손부족 해결, 농협김치의 세계화, 하나로마트 활성화 등과 관련해 각각 10가지 공약사항실제 현장에서 멀어져 가는 중앙회를 바로 세우고 농축협·중앙회·농협은행이 따로 가는 조직문화를 바로 잡는데 일조현행 경제지주 방식의 조직을 해체하고 현장에서 농축협과 조합원 실익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획기적으로 개선 농협중앙회를 ‘행동하는 농협’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을 위한 계획


각 후보들은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장을 비롯한 농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당선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강호동 후보는 ‘변화와 혁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협동조합’, ‘농업인·임직원·국민이 함께하는 농협’을 목표로 선거 운동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영조 후보는 ‘조합장 처우 개선에 대한 생각은?’, ‘디지털 시대의 농협중앙회 역할은?’ 등을 통해 질의 응답식으로 주요 공약을 다뤘다.

이찬진 후보는 농업의 디지털 혁신으로 경쟁력 있고 잘사는 농업인, 살고 싶은 농촌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든든한 농협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임명택 후보는 지역농협과 중앙회에서 36년 동안 근무한 경력을 내세우면서 농축산인들의 소득 증대와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병두 후보는 농촌 일손부족 해결, 농협김치의 세계화, 하나로마트 활성화 등과 관련해 각각 10가지 공약사항을 내걸면서 표심을 호소했다.

조덕현 후보는 실제 현장에서 멀어져 가는 중앙회를 바로 세우고 농축협·중앙회·농협은행이 따로 가는 조직문화를 바로 잡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성환 후보는 현행 경제지주 방식의 조직을 해체하고 현장에서 농축협과 조합원 실익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성보 후보는 새해를 맞아 농협중앙회를 ‘행동하는 농협’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선거의 총 유효투표수는 1252표다. 투표권을 가진 전체 조합장 표 1111표에 조합원 300명 이상 조합(140개)에 부여되는 부가의결권까지 합한 수치다.

이번 선거에서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는 조합 총 1111개를 광역 시·도별로 보면 △경기 161명 △경북 151명 △전남 144명 △충남 143명 △경남 137명 △전북 92명 △강원 79명 △충북 65명 △제주 23명 △대구 22명 △서울 19명 △부산 14명 △울산 17명 △인천 16명 △광주·대전 각 14명 등이다. 권역별로 보면 경남북과 부산·울산 등 영남권 조합이 341개로 충청권 22개, 호남·제주권 273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맡다. 이번 선거에 영남권 인사가 전체의 절반인 4명이 출마한 것도 압도적 우위에 있는 영남권 표의 힘을 기대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계에선 수적 우위에 있는 영남권 후보들과 백제권으로 불리는 충청·호남권 후보간 격돌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과정에서 후보간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농협과 농촌형 산지농협간 대결 구도론도 나온다. 농촌형 농협을 중심으로 차기 농협회장은 도시농협이 아니라 전체 약 7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농촌 농협 출신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서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전화와 문자 돌리기, 농협중앙회가 개설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과 대화방 게시, 카카오톡 등 SNS 활동, 공개된 장소에서 명함 주기 등만이 허용된다. 후보자가 선거인의 경조사에 과도한 기부를 하거나 선거인 등을 매수하거나 이해 유도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농협의 총자산은 2022년 기준 중앙회 145조원, 금융지주 525조원을 합쳐 670조원에 달한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의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207만명의 조합원과 1111개의 농축협 조합, 29개 계열사를 대표하는 자리로, 4년간 총 보수가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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