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신한라이프 등 생보사, 제3보험 잇따라 출시
손보사와도 경쟁 커질듯…KB·한화손보 상품 경쟁력 확대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제3보험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올 들어 ‘제3보험’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으로 전장을 옮기고 있다. 앞서 판매에 주력했던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의 약화에 따라 수익성을 키울 돌파구를 찾아 확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3보험은 겸영 허용 이후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가 가능해짐으로써 올해 손보사와의 업권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6일 ‘삼성 생애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암과 간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암 간병보장형을 선택하면 암 외에도 중증장기요양상태 판정, 중증치매상태로 진단 시 암간병생활비를 주보험 기납입보험료의 50%까지 지급한다.
한화생명은 제3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을 지난 2일 출시했다. 고객 니즈가 큰 암, 뇌, 심장 등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함과 동시에 종신까지 주요 성인질환을 보장한다. 수술보장을 확대했고 당뇨와 고혈압을 통합 보장하는 신규 특약도 탑재했다. 같은 날 신한라이프도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을 출시했다. 진단비, 입원비, 수술비 등 개인의 보장 니즈에 따라 100여 가지 특약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는 통합 상품이다.
AIA생명은 ‘무배당 AIA 원스톱 든든 건강보험’을 지난 8일 출시했다. 고도재해장해급여금 보장을 주계약으로 하고, 특약을 통해 간병비,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진단, 요양, 생활비 등 보장부터 시니어에게 특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 증상 정도를 알려주는 임상치매척도에 따라 진단비와 간병비를 보장받도록 했다. 특약에 따라 단계별 치매 진단 급여금 최대 5000만원을 비롯해 중증 치매 간병생활자금을 매월 최대 100만원씩 각각 지급한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이달 4일 ‘360 치매간병보험’을 앞세우고 나섰다. 단계적 치매진단비부터 요양급여, 입원 및 통원비, 생활비까지 치매에 관한 보장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주계약 보장에 더해 17개의 다양한 치매 관련 특약으로 구성됐고 진단 관련 특약 선택 시 경증치매부터 1000만원을,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3000만원을 보장한다.
생보사들이 올해 제3보험에 집중하는 이유는 변액보험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는데 더해 지난해 판매에 열을 올렸던 종신보험 외에 새 먹거리 필요성 등 업계가 성장성 정체기에 직면한 것이 배경으로 해석된다. 변액보험은 고금리로 주식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며 지난해 신규 계약 실적이 전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생보사들이 기록한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7만5408건으로 전년(16만3883건) 대비 46%에 불과했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와 더불어 치매 환자 확대로 이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촘촘하게 보장하는 신상품을 출시하려는 추세"라며 "생보업권이 달러보험이나 연금보험 등을 비롯해 많은 종류의 건강보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손보사들과의 업권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KB손해보험은 2030세대 겨냥 상품 ‘KB 5.10.10(오텐텐) 플러스 건강보험’을 최근 개정해 사고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은 업계 최초로 난소 기능 검사를 지원하며 유방암 종류를 네 가지로 구분해 최대 4회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앞서 제3보험은 손보사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여왔지만 최근 생보사들이 본격 건강보험에 뛰어들자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손보사들의 치매.간병보험 신계약 건수는 72만2279건이었다. 이는 생보사가 기록한 16만5000건의 네 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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