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발행 주식 17% 가까이 전환청구권 행사에 주가↓
일부 CB 투자 조합 폐업…하이드로리튬 직원 관여 의혹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하이드로리튬이 대규모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관계사인 리튬포어스도 대규모 CB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튬포어스는 지난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16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18일 공시에는 전체 발행 주식의 5.98%인 172만6771주, 19일은 10.90%인 314만7528주가 전환된다고 알렸다. 전환가액은 4575원이며 신주 상장일은 오는 2월 5일이다.
전환사채는 채권이다. 사채 보유자의 의사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거래소에 주식이 신규로 상장된다. 이에 따라 주가는 상장된 주식 수에 비례해 떨어진다. 이를 두고 주가가 희석된다고 말한다. 또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다면 주식을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이날 리튬포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6%(60원) 오른 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환가액 대비 1125원이 높다. 만일 현재 주가가 다음달 5일까지 유지될 경우 대규모 매도물량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리튬포어스 주가는 급락 중이다. 특히 전환사채에 대한 권리행사가 공시된 이후인 19일과 22일 주가는 각각 3.22%, 6.31%가 빠지기도 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7020원에서 18.80%가 빠진 상태다.
여기에 추가되는 문제는 전환되지 않은 CB 물량이 277만5956주로 전체 주식의 9.6%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도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5.63%를 보유중인 리튬인사이트다. 하이드로리튬은 리튬플러스가 18.60%로 최대주주다. 리튬인사이트와 리튬플러스 모두 전웅 씨가 최대주주다. 하이드로리튬은 발행주식의 70%가 넘는 전환물량으로 시장에 충격을 던졌던 종목이다.
CB 발행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도 발견된다. 리튬포어스가 발행한 CB는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가 투자했다. 황진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중인 이 조합은 올해 1월 10일자로 폐업 신고가 된 상태다.
하이드로리튬의 2022년 12월 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인 리튬플러스의 특별관계자로 1989년 11월생의 황진혁 씨가 등장한다. 회사는 주석을 통해 상기 특별관계자 중 조현성, 이한민, 김지수, 황진혁은 보고자(리튬플러스)의 직원이라고 명시했다. 제이에이치투자조합 대주주인 황진혁 씨와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 만일 동일인이 맞을 경우 리튬포어스 CB를 리튬플러스 회사 직원의 이름을 빌어 만든 투자조합이 투자하고,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 매도해 이익을 거두는 구조다. 무자본 인수합병(M&A)의 전형이다.
한 전업 투자자는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나타내기 전까지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할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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