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CB 상환 실패로 파산 위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4 09:50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CI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CI

10억 못돌려주다가 파산신청 당해

남은 현금 7000만원…CB 잔액 200억원

거래 정지 중인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옛 샘코)에 대해 파산이 신청됐다. 파산 이슈로 거래 정지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됐고, 예정됐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도 연기됐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제3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 이 모 씨는 지난 1월 25일 창원지방법원에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파산을 신청했다.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3회차 CB는 지난 2022년 1월 19일 발행한 사채다. 발행일로부터 12개월이 되는 2023년 1월 19일 및 이후 매달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부여됐다.



이씨는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해지자 곧바로 해당 사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려 했지만 회사 측은 유동성이 부족해 이 씨에게 상환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7292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는 이를 거부하고 법원에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파산을 신청했다.


해당 CB는 처음 발행할 당시 대상자가 이씨가 아니라 최대주주 어스이노베이션의 관련된 리앤비홀딩스와 다른 이 모 씨였다. 발행 이후 해당 사채가 파산을 신청한 이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파산 신청으로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측의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했다. 당초 2일 납입하려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일일이 오는 23일로 연기됐다.


회사 측은 해당 유증으로 100억원을 조달해 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5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려 했었지만 일정이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과거 샘코라는 이름의 항공기 도어시스템 전문 회사다. 지난 2020년 3월 23일 감사범위 제한에 의한 의견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해 3분기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진입하며 완전자본잠식에도 빠진 상황이다.


파산을 신청한 이씨의 3회차 CB 외 다른 CB 투자자들은 속속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5회차 CB와 9회차 CB 중 약 7억원 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현금을 받을 기회를 거래 정지 중인 회사의 주식으로 바꿨다는 얘기다. 회사의 재정위기에 따라 당장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 선택한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한 CB 규모가 200억원이 넘는데 회사에 현금이 1억원도 남아있지 않다"며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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