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주간 18% 상승, 저평가 업종 주목
주주가치 제고 의지 보여 환원책 확대 기대감
충당금 리스크 줄어들 것...실적 전망 밝아
최근 주요 증권주에 수급이 몰리며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지수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증권업종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추후 증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가운데,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대체투자 관련 리스크가 줄면서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주를 모아놓은 KRX 증권 지수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18.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3%)의 약 3배 수준이다.
증권주에 대한 거래대금 역시 활발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업종 거래대금은 이달 1일 기준 전거래일 대비 246% 증가했다.
이같은 강세는 최근 새로운 테마로 주목되는 '저PBR' 관련주 중 하나로 증권주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생금융 관련 금융정책 방안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금융주로 수급이 몰렸는데, 이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증권주로도 주목받은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의 12개월 선행 PBR은 0.4~0.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증권주들이 저평가를 받아온 것은 성장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2016년 초대형 IB 도입 이후 증권사의 확대된 자본들은 주로 부동산금융, 대체투자에 쓰였는데, 이로 인해 실적이 매크로 환경에 크게 좌우됐다. 이 때문에 이익 변동성이 커져 주주환원을 위한 연가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아 증권주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랬던 증권사들도 작년부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주가하락 방어를 목적으로 한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제시했고, 실제로 자사주 매입 발표가 있을 때마다 주가 상승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배당절차 개선방안이 도입되자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곧장 배당 기준일을 변경하기도 했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 5개사(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올 연간 지배순이익을 전년 대비 56% 늘어난 3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예상보다 시기가 미뤄지긴 했지만 글로벌 통화 긴축정책이 연내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 및 처분손익 확대가 기대되서다.
작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투자자산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상각으로 대다수 증권사 실적이 부진해, 그에 따른 기저효과도 점쳐진다. 충당금 이슈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작년 이미 상당한 규모를 적립해 올해는 손실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완만한 금리 하락이 이뤄질 경우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 축소도 함께 예상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향후 실적은 PF로 인한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2월 내 발표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내용에 따라 증권주의 리레이팅을 기대, 투자의견을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