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술 반입 OK”…외식업계 ‘콜키지 프리’ 문화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5 14:45

종전 “상도의 위배”, “수수료 내라” 콜키지 우세
내수 부진 대형 외식업체 속속 수수료 없애고 허용
소비자 유입 늘고 매출 동반상승 등 기대효과 작용
KFC·bhc창고·아워홈 싱카이 등 운영 ‘고객 호응’

KFC

▲지난 6일 개장한 KFC 압구정로데오점. 사진=KFC

불황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외식업계가 별도 수수료 없이 외부 주류 반입을 허용하는 '콜키지 프리(Corkage-Free)' 정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당초 콜키지 프리는 와인·위스키 문화가 발달된 해외에서 시작된 서비스로, 2010년대 들어 국내에서 개인 양식점·일식점 위주로 확산되더니 최근에는 대기업 브랜드까지 번진 추세다.


23일 KFC에 따르면, 지난 5일 '버거 펍' 형태의 압구정로데오점 문을 열고 전 세계 매장 최초로 콜키지 프리를 도입했다. 이 곳은 펍 콘셉트에 맞춰 매장 내 바 테이블을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술 종류·수량 상관없이 주류 반입이 가능하다. 콜키지 고객 요청 시 매장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점도 장점이다.



애주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수제맥주·하이볼 등 판매 메뉴 외 위스키·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와 함께 버거·치킨을 즐기는 고객도 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저녁 6시 이후 시간대에 콜키지 프리 고객이 몰리는 편이지만, 주말 낮 시간대에도 해당 서비스 이용객을 찾아 볼 수 있다.


KFC 관계자는 “콜키지 프리는 전략 매장 출점을 기념해 시범 운영하는 서비스로 시행 기간 등의 제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압구정로데오점 이외 다른 매장으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확대할 지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창고43 잠실점

▲bhc그룹의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 '창고43' 잠실점 내부 전경. 사진=bhc그룹

bhc그룹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한우 전문 브랜드 '창고43'은 일찌감치 2022년 말부터 전국 매장에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샴페인·위스키·증류식 소주 등 반입 가능한 수량 제한은 없지만, 매장별로 취급하는 주류 이외 술만 가져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객 스스로 소고기와 어울리는 주류를 페어링할 수 있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며 방문객 가운데 콜키지 프리를 목적으로 한 이용 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회사는 말했다. 가장 이용 빈도가 높은 시기는 송년회 등의 모임이 잦아지는 연말로, 고객 사이에서 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시기 상관없이 다양한 모임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bhc그룹 관계자는 “고품질의 소고기와 어울리는 주류나, 고객이 선호하는 주류를 가격 부담 없이 즐기도록 하는 취지에서 도입한 것"이라며 “다른 브랜드 매장으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 '싱카이 신세계센텀점'. 사진=아워홈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 '싱카이 신세계센텀점'. 사진=아워홈

아워홈이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싱카이'도 지난해 연말 한시적으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각종 모임이 몰리는 연말연시 시즌을 맞아 역삼점에서 한해 진행한 특별 프로모션으로, 엄선된 요리와 주류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해 고객 만족도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때 콜키지 프리는 외식업계에서 불편한 문화로 취급받았다. 원가 부담이 높은 식사나 안주류 대비 주류 판매로 수익을 남기는 구조였지만, 고객이 직접 술을 가져와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고물가 기조에 콜키지 프리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히려 매출 확대 기회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는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순댓국 프랜차이즈 식당은 테이블 당 종류 관계없이 술 1병을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했는데, 1시간 이상 대기줄이 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조하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