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물 부족 위협에 직면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를 비롯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감) 미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공정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물 부족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 기계를 냉각하고 웨이퍼 시트에 있는 먼지나 일물질 등을 세척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상당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
보고서는 “물 사용과 칩의 정교함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각 공정에서 웨이퍼를 세척하는데 극한의 순도로 가공된 담수인 초순수(ultrapure water)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의 물 소비량은 이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S&P에 따르면 2015년 TSMC의 제조공정 기술이 16 나노미터(nm)급으로 발전하자 물 소비량이 35% 이상 증가했다. 기술 발전으로 제조공정이 더 많아져 물 소비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S&P는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TSMC가 지닌 지배력을 감안할 때 물 부족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글로벌 첨단 기술 공급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TSMC는 시장 지배력으로 언제든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수요가 있는 만큼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TSMC가 기술력 측면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생산량 변동에도 사업과 수익성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물 공급이 제한적일 때 수익성이 낮은 저성능 반도체보다 첨단 반도체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S&P는 설명했다.
현재 TSMC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칩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S&P는 반도체 산업의 물 소비가 생산 규모 확장과 첨단공정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매년 5∼10% 정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현재 인구 750만명이 사는 홍콩의 물소비량만큼의 물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S&P는 “수자원 확보가 반도체 업계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와 잦은 가뭄, 강수량의 변동성 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안정적인 생산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