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닻 올리는 ‘이문구號’ 동양생명…키워드는 ‘신뢰회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9 08:29

‘영업통’ 이문구 동양생명 부사장
29일 동양생명 대표이사 선임

CEO리스크·실적 입증 등 신뢰회복 우선 과제
‘정통 동양맨’ 사내 통합·조직 소통 효과 기대

동양생명.

▲동양생명.

동양생명이 6년 만에 한국인 수장을 다시 맞이하며 이후 제시할 청사진에 이목이 모인다. 이문구 대표이사 내정자는 가장 먼저 지난해 불거진 CEO 이슈에 대한 이미지 쇄신과 매각 작업 기반 잡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문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이 내정자는 현재 동양생명 부사장으로, 저우궈단 전 대표의 사임 후 후임자로 지목된 상태다. 저우궈단 전 대표는 임기를 1년 이상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 말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동양생명에 따르면 29일 선임되는 이 내정자는 내달 4일 취임해 본격 경영활동에 들어간다.



이 내정자가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먼저 집중할 부분은 회사 신뢰도 제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저우궈단 전 대표의 장충테니스장 고가 인수와 사업비 집행 논란 등으로 CEO 리스크가 불거진 바 있어 이미지 쇄신에 부담감을 떠안고 있는 상태다. 동양생명은 2022년 말 서울 중구 테니스장 사용권을 직전 낙찰가보다 2.3배 높은 금액에 취득했다. 이에 대해 저우궈단 전 대표의 개인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고가에 테니스장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당시 고객의 보험금을 받아 운영하는 보험사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내정자가 영업력을 입증한 지난해 성적표를 안고 출발하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신계약 CSM은 76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4.6% 성장을 이끌어냈다. 자본건전성도 입증해 지급여력비율(K-ICS)은 전년 대비 39.8%P 개선된 192.9%를 나타냈다. 이 내정자는 앞서 '영업통'으로도 불려온 만큼 본인의 강점을 살려 올해도 수익성을 위한 건강보험 라인 확대와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화 동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한국인 수장으로써 누릴 수 있는 효과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이 내정자는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해 30년동안 자리를 지킨 '정통 동양맨'이다. 사업단장을 비롯해 전략제휴팀장, GA영업본부장, GA본부장 등을 거쳤고 이후 CMO, CPC부문장, FC본부장 등 여러 요직들을 두루 거쳤다. 이에 앞서 빈번하게 나타났던 노조와의 분란을 잠재우고 사내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동양생명이 우량 잠재매물로 지목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올해 본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대비한 몸값 증명에 나서야 하는 것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현재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 중으로, 같은 자회사인 ABL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동양생명 역시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취임 이후 이 내정자가 제시할 비전에 시선이 모인다. 업계는 생보업권이 집중하는 건강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올해도 주력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영업에 집중했던 인물이기에 해당 영역부터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대내외적으로 소통을 강조해왔다보니 영업이나 내부 통합에 대한 기대감도 실린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생보사가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매진한 것과 같이 집중할 수 있는 상품군이 많지 않기도 하고 결국에 인보험인 건강보험에 집중하는 행보일듯 하다. 소비자들로부터도 새롭게 요구되는 건강보험에 대한 니즈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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