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관건은 ‘시중은행 참여’...은행은 ‘시큰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3 09:37

제4인터넷은행에 컨소시엄 3곳 도전장
자본력 등 인가 가능성 의문

“시중은행 참여로 안정성 높이고 노하우 배워야”
“투자 이익 크지 않은데…” 소극적인 시중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소소뱅크·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유뱅크(U-Bank) 등 3곳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향후 인가를 받기 위한 관건은 시중은행의 참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주주 구성이 필요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라도 시중은행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SC제일은행이 각각 주주로 참여해 있다. 주요 은행 중 아직 신한은행은 참여를 하고 있지 않은데, 신한은행은 인터넷은행 투자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소뱅크·KCD뱅크·U-Bank 등 3곳이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 중이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소기업 관련 35개 단체 연합으로 구성됐으며, KCD뱅크는 KCD가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U-Bank는 현대해상,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등이 주축이 돼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 인가 방식을 상시 신청으로 바꾼 후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적이다.


당장 인터넷은행 설립에 가장 중요한 자본력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보면 인터넷은행은 최소 25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며,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U-Bank에 대형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참여했다고 해도 현대해상 한 곳의 자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설립 후에도 증자가 계속 이뤄지게 되는데 이 때 주주들이 이를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의 주주 구성으로는 증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본력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시중은행이나 금융그룹이 인터넷은행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2015년 인터넷은행 첫 예비인가 때도 시중은행의 인터넷은행 참여를 독려했는데, 이번에도 이를 중요하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주주로 참여한 시중은행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며 성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지분이라도 시중은행이 참여한 주주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의 인터넷은행 3사는 설립 당시 주주인 시중은행과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인터넷은행 초기의 틀을 만드는 데 분명히 도움을 받았다"며 “은행이 핀테크 기업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데 이런 은행업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작 은행들은 제4인터넷은행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은행들도 인터넷은행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얻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단순 투자만 하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경우 어떤 이익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의 디지털 기술력이 좋아진 것 또한 인터넷은행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인터넷은행 초창기에는 디지털 기술력 차이가 컸던 만큼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은행의 기술력에 관심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다.


주요 시중은행 중 아직 인터넷은행 투자자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신한은행도 향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 토스와 제3인터넷은행(토스뱅크) 설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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