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단기납 종신’ 가이드라인 낸다
환급률 110%대로 내려갈듯
업계 “상품 매력·경쟁력 잃는 점 아쉬워”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영향”
금융감독원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생명보험사들의 영업활동에 재차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후 환급률이 11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로부터 중소형사 경쟁력 약화 등 각종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보험업계에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적인 논의와 함께 마지막으로 다듬는 과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이드라인에는 100% 이상의 환급률을 줄 수 있는 보너스 금액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다. 대량 해지율 등 위험률도 종전 대비 보수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올 전망이다. 해지율이 특정 시점에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보험사 자산건정성을 위협할 수 있기에 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급률이 적용되면 현재 단기 종신보험 상품이 제시하는 업계 환급률이 110%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5년이나 7년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이후 10년까지 계약을 유지할 시 납입한 원금을 최대 30% 웃도는 액수로 환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종신보험이지만 짧은 납입 기간을 거친 뒤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고 보장도 챙길 수 있다는 특징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고 업계는 판매에 열을 올려 왔다. 그러나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은 지난 1월 130%대였다가 당국 제동에 지난달 120% 초·중반대까지 낮아졌고 이번 당국 가이드라인 제시 후 추가 인하를 앞두게 됐다.
현재 보험사들은 △동양생명 124% △메트라이프생명 123% △농협생명 123% △신한라이프 122% △한화생명 122% △교보생명 121%의 환급률을 제시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같은 지침을 앞두고 생보업계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 재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현장에선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환급률 120%가 넘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조만간 철수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태도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정확히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아직은 당국으로부터 정확한 방침이 내려진 것이 아니라서 나오는 얘기를 듣고 방침에 따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당국이 과당경쟁과 건전성악화 등을 우려한 이같은 대처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단기납 종신보험이 갖는 판매상 매력요소를 잃게 되는 점에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이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예기치 않은 타격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이 갖는 판매상 매력도가 떨어지게 되는 점은 자명하며 환급률을 통해 나름 경쟁력을 가졌던 중소형사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급률이 일제히 하향평준화 될 경우 아무래도 브랜드나 광고 규모가 큰 대형사로 소비자들이 모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업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우회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복되는 상품 판매 중단과 환급률 인하로 인해 절판마케팅에 휩싸일 수 있고, 상품 내용을 잘 알더라도 가입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도 일부 아쉬운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반드시 10년을 유지해야 하며 환급률이 어떻게 되는지 판매상 강조를 하기에 사실상 어느 상품보다 정확한 안내를 할 수밖에 없으며 불완전판매 확률이 오히려 낮은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며, 보험사도 내부적으로 대량 해지로 인한 가능한 수준에 대비하고 있기에 건전성 리스크에 있어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