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멕스 에디션2, 연회비 15만원부터 100만원까지 구성
바우처, 대부분 연회비에 상응하지만…업계 “더 늘리는건 어려워”
최근 카드사들의 전장이 연회비 10만~30만원대의 '프리미엄 카드' 시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회비에 상응하는 바우처·리워드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카드가 기존 연회비 1만~2만원대인 대중적 카드상품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 카드사들 앞다퉈 '프리미엄' 뛰어든다…“수익성 방어 전략"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카드가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아멕스) 에디션2'를 출시했다. 연회비에 상응하는 멤버십 리워즈를 제공하는데 이를 국내외 17개 항공사 마일리지와 힐튼.메리어트 등 5개 유명 호텔 체인 포인트로 전환이 가능하다. 전세계 28개 공항에 있는 센츄리온 라운지 이용과 특급호텔에서 레이트 체크아웃, 무료 조식 등 혜택도 제공한다. 아멕스 골드카드와 아멕스 그린카드의 연회비는 각각 30만원과 15만원이다.
삼성카드는 '디아이디 티타늄(포인트)' 카드를 운영 중이다. 연회비가 22만원이지만 최대 16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기에 실질 체감 연회비는 7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더 라운지'를 통해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일 2회, 연 6회 제공한다.
신한카드에는 '더베스트-에프' 카드가 있다. 연회비가 20만2000원이지만 15만원 상당의 4가지 상품권 중 1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베브 브이카드(스카이패스형)'는 22만~25만원 상당 바우처를 제공하며 공항라운지 동반1인 무료입장 혜택이 있다. 15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1.2~3마일씩 적립해주며 해외겸용 기준 연회비는 30만원이다.
최근 카드업계는 연회비 1만~2만원대에 일상생활 할인 혜택을 대거 제공하는 이른바 '알짜카드'의 단종이나 혜택 축소에 들어갔다. 지난해 카드사가 단종한 상품은 300종에 달한다.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루트인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금리 부담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지속적인 업황 악화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실속카드는 줄이고 프리미엄 카드 출시를 늘려 연회비 수익 등 카드사 본연의 수익성 키우기에 집중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1조원이 넘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9815억원으로 전년 동기(9148억원) 대비 7.29% 증가했다.
“연회비만큼 돌려 받으니까"…획일성 지적엔 “비용 부담 돼"
카드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략'은 실제로 시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지난달 19일 새로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는 출시 이벤트를 개시하자마자 하루 만에 프로모션이 조기 종료됐다.
프리미엄브랜드 첫 상품인 '제이드 클래식'의 연회비는 해외 겸용(VISA) 12만원이다. 혜택은 실적 조건 없이 특히 바우처 신청 조건 충족 시 9만~10만원 상당의 호텔 다이닝, 신세계 상품권, SK 주유권(10만원)을 제공하기에 연회비에 준하는 혜택을 수령할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제이드의 프로모션 조기종료 배경과 관련해 “기존 고객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가입 문턱을 낮춘 것과 실적 조건없는 혜택을 제공하는 점, 바우처를 통해 대부분의 연회비를 충당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소비자들이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최근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이면서 바우처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카드에 집중하면서 기존 대중적인 카드 상품들의 자리를 대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아멕스2는 신청 시 배송까지 4주 이상이 소요된다는 공지가 나는 등 호응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연회비에 비해 카드사가 제시하는 혜택이 다소 일률적이고 한정적라는 점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다수 프리미엄 카드에서 혜택을 비교하면 항공 마일리지 적립이나 해외항공 라운지 이용, 호텔 이용 시 조식이나 레이트체크아웃 등의 혜택이 중복되고 있다. 저렴한 연회비의 실속카드를 단종하고 프리미엄 고객에게만 집중하면서 우량 고객이 아닌 대다수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단 지적도 따른다.
카드사들은 프리미엄 상품이라도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한정적이거나 획일화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선 일상생활 혜택은 이미 제공 중인 경우가 대다수고, 프리미엄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선호하는 서비스 수요가 여행 부문에서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비스를 늘릴수록 제공비용에 대한 부담을 가져가기에 획기적인 제공을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혜택을 구성할 때 서비스 제공 시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과 수익성을 계산하는데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로 인해 모든 영역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서비스를 늘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해서 카드를 출시하더라도 일부 체리피커 소비자를 비롯해 혜택만 누리고 해제하는 유입층 등을 막을 수 없게 되면 어쩔수 없이 혜택 축소나 카드 단종의 루트를 밟게 된다. 현재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프리미엄 카드조차 전월실적이나 가입요건 등 혜택에 대한 조건을 깐깐하게 하거나 제공하는 혜택 자체를 줄이는 등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