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野 ‘경상도 진보’ 궤멸 위기? ‘핵심 지역’ 구도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9 07:15
양남 지역 의석 분포를 펼쳐 보이며 윤종오 진보당 후보에게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연합뉴스

▲양남 지역 의석 분포를 펼쳐 보이며 윤종오 진보당 후보에게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연합뉴스

'험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고군분투 중인 야권 후보들이 '궤멸 위기'에 처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각종 이슈도 야권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 18석 가운데 3석(남을·북강서갑·사하갑)을 가져왔다.



이들 의원 3인은 공교롭게도 '중진 도약'을 노리는 재선 의원(박재호·전재수·최인호)들이다.


다만 이들이 넘어야 하는 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부산 출신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처음 창당했던 20대 총선 국면에서 이들 의원 3인은 약 4~11%p 득표율차(최인호~전재수)로 국회에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민주당이 '역대급' 대승을 기록했던 21대 총선에서는 불과 0.9%p~2.0%p(최인호~전재수)로 득표율차가 크게 좁혀졌다.




특히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이 다진 정치 토양 속에 승부를 봐야한다. 지난 총선 당시는 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하기 전이었다.


국민의힘이 준비한 후보들도 지난 총선 보다 한층 체급이 올랐다.


가장 적은 득표율차로 생존하고 있는 최인호 의원(사하갑) 상대로는 부산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권 부산시 전 경제부시장이 나선다. 최 의원은 앞서 20~21대 총선에서는 김척수 시의원과 맞붙은 바 있다.


박재호 의원(남을)의 경우 선거구가 남갑과 합쳐져 남구로 통일되면서, 자연스레 해당 지역 현역인 박수영 의원과 상대하게 됐다.


지난 21대 총선 결과를 보면, 1.7%p차로 신승한 박재호 의원과 달리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에 11%p이상 격차를 벌렸다. 두 지역이 합쳐져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는 박재호 의원이 크게 불리한 셈이다.


전재수 의원 역시 지역구가 북·강서갑에서 강서가 독립, 북갑으로 변경됐다.


이 지역에는 국민의힘 부산 후보들 가운데 가장 '거물급'으로 평가되는 5선 서병수 의원이 나선다.


국회의장 도전이 가능한 '6선'을 시도하는 서 의원은 해운대구청장, 부산시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까지 쌓은 '백전노장'으로, 부산 지역에서 인지도로는 손에 꼽힌다.


경남권 '제2의 심장' 울산은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울산은 현대중공업 등 제조업 종사자가 많은 노동자 도시이기도 해서 영남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진보 성향 선출직을 꾸준히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유일하게 민주당에 내준 북구마저 수복해 울산 6개 선거구 모두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북구는 민주당과 진보당이 여당과 맞대결을 노리고 단일후보 합의를 이뤘지만, 의도와는 정반대로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현역인 민주당 출신 이상헌 의원이 윤종오 진보당 전 의원을 단일후보로 선출한 당 결정을 “정치적 야합"이라며 반발해 결국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 야권 후보들은 서로 단일후보를 양보하라고 날을 세우는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한 박대동 전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공산이 크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40%이상을 득표했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양지'로 평가되는 남갑도 노려보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남갑은 북구와는 반대로 3선 이채익이 국민의힘 공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의원 본인 역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에 반발한 박기준 후보와 3자 구도 선거를 치렀었다.


이때 박 후보가 18% 가까운 득표를 잠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42%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특히 당시는 보수당 영남 공천이 극한 갈등을 빚었지만, 이번에는 '조용한 공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무소속 후보 지지세가 어느 정도 수준을 형성할지 가늠키 어려운 상태다.


이외 경남 지역에서는 20~21대 총선 모두 1%대 득표율차를 보였던 양산을 지역이 격전지로 꼽힌다.


김두관 의원이 현역인 이 지역은 김태호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도전장을 냈다. 두 의원 모두 전직 경남지사를 지낸 바 있어 경남 지역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크지 않다.


다만 김 의원이 앞서 김 의원 보다는 정치적 체급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나동연 양산시장을 상대로도 1.7%p차 리드를 했던 만큼, 이번 선거는 한층 난이도가 높을 전망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5~7일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 따르면, 부·울·경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더블 스코어(국민의힘 48%, 민주 25%)에 육박했다. 이런 추세는 여타 조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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