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지분율 10% 육박...OK저축은행, DGB금융지주 지분 모으는 속내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1 05:30

DGB금융지주 지분율 9.55%로 확대
OK저축은행 “수익포트폴리오 다변화”

최윤 OK금융 회장, 종합금융그룹 도약 청사진 ‘안개 속’
1금융권 진출 시 당국 규제 등 부담...매입 목적 ‘물음표’

최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OK저축은행이 빠른 속도로 DGB금융지주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DGB금융지주 지분율을 약 10%까지 확대했는데,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인 10%를 모두 채운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이 1금융권 진출을 노리고 지분을 매입하기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은행권 규제 등이 만만치 않은 만큼 배당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DGB금융지주 주식을 사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OK저축은행이 3개월도 되지 않은 시기에 DGB금융지주 지분을 3%포인트(p) 넘게 늘린 점에 비춰보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제치고 DGB금융지주 최대주주 지위 유지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DGB금융지주 지분율을 기존 8%에서 9.55%로 확대했다. 이 기간 국민연금공단은 DGB금융지주 지분율을 기존 8.78%에서 7.78%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국민연금을 제치고 DGB금융지주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DGB금융지주 지분 매입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9월 말 주주명부 기준 DGB금융지주 지분을 7.53% 보유했지만, 2월 29일 기준 8.49%로 확대했다. DGB금융지주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DGB금융지주 지분율은 6.63%, 국민연금공단은 8% 수준이었다. 단순 계산시 OK저축은행은 불과 3개월도 안된 시기에 DGB금융지주 지분을 3%포인트 확대한 셈이다.


실제 세부내역을 보면 OK저축은행은 2월 28일과 29일 DGB금융 주식을 각각 40만주, 23만6000주 매입했다. 3월 4일과 5일, 6일, 7일, 8일에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12만5100주~23만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3월 11일부터는 매입 규모가 10만주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3월 11일에는 DGB금융지주 주식 9만9866주를 사들였고, 12일부터 15일까지 보면 매입 규모를 3만3500~5만1000주로 축소했다.




OK저축은행이 갈수록 매입 규모를 축소한 것은 금융당국의 동일인 주식보유한도 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배제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동일인(본인 및 특수관계인)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비금융주력자의 경우 4%)를 초과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동일인 주식보유 한도는 시중은행 10%, 지방은행은 15%다. 원칙적으로 보면 OK저축은행은 현재 DGB금융지주 지분을 15%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대구은행이 현재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주식보유한도는 10%로 줄어든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넥스트, 단순투자 그 이상 관측

오케이금융그룹

▲OK금융그룹.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측은 “DGB금융지주 지분 매입은 유가증권 투자를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상 유가증권(주식) 보유 한도는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50%로 제한돼 있어 자기자본이 늘면 투자 한도도 확대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 지분도 9.65% 보유 중이다. OK저축은행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지난해 배당금 수익으로만 326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257억원)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특히나 금융권에서는 만일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고 1금융권 진출을 노릴 경우 상황은 OK금융에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경우 저축은행보다 규제가 더욱 까다롭고,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층 까다롭게 평가하기 때문에 OK금융그룹 입장에서는 1금융권 진출로 인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서 OK저축은행의 DGB금융지주 지분 확대를 '단순 투자'로만 보지 않는 것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행보와 관계가 있다. 최윤 회장은 OK금융그룹이 지난해 10월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것을 기점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최윤 회장의 꿈이 '대부업 철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OK금융은 OK저축은행의 DGB금융 지분 확대 외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K금융은 과거에도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OK금융은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지 않았다"며 “OK금융이 1금융권에 진출할 경우 감당해야 할 규제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은행권 진출, 예대마진, 이자마진보다는 증권사 인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것에 더욱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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