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등장한 ‘닥터 코퍼’… 구리 관련주 상승세 이어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6 15:58

인공지능 등 확대에 구리 수요 급증
수급 불균형 2035년까지 지속 전망
시티銀, t당 1만2000달러까지 상승

구리현물

▲자료=키움증권 영웅문, 단위(달러)

국제 구리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관련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AI) 적용 확대에 따른 전력설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의 불균형이 깨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톤(t)당 93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12일에는 9402달러까지 치솟았다. 구리 현물 가격이 9400달러를 돌파한 건 9436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18일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구리가격 상승은 AI 기술 확대가 이유다. 원자재 중개업체 트리피구라(Trafigura)의 사드 라힘(Saad Rahim) 이코노미스트는 “AI 및 데이터 센터와 관련된 구리 수요는 2030년까지 최대 100만톤에 달할 수 있다"며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기술 확대는 오는 2030년까지 400~500만 톤의 구리 공급 부족을 야기하는 요인인데 AI 수요는 거기에 100만 톤의 격차를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1MW의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에는 20~40톤의 구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AI 붐으로 인한 수요 급증은 공급-수요 불균형을 악화시켜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구리 광산 개발에는 평균 15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투자증권은 2012년부터 신규 광산에 대한 투자금이 감소 중에 있어 구리 수급 불균형은 203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도 구리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시티은행(Citi)은 중국의 강력한 에너지 전환에 따라 2년 내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이같은 구리가격 상승에 구리 관련주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이구산업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57.20%가 올랐다. 또 풍산은 49.23%가 상승했고, 대창도 20.06%가 뛰었다.




이구산업은 산업용 동과 황동을 생산중이며 지난해 동 매출액은 229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2.88%, 황동 매출은 1639억원으로 37.81%를 차지하고 있다. 풍산은 지난해 신동부문 매출액이 2조원에 달하는 동 부문 최강자다. 대창은 황동봉 부문에서 지난해 4474억원(85.9%)의 매출을 기록했다.


구리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의 지난 15일 기준 6개월 누적 수익률은 44.94%로 가장 높다. 이어 한투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 43.35%, KB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 41.36%,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 41.53%, 메리츠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이 40.68%, QV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 39.92%, 하나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 39.59% 등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이 최대 40% 이상 올랐다.


또한 삼성 구리 선물 ETN(H) 21.11%, 신한 구리 선물 ETN(H) 20.72%, 메리츠 구리 선물 ETN(H) 20.34% 등도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점쳐지면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선행하는 OECD 경기확산지수는 회복을 가리키고 있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또한 최소 올해 11월까지 제조업 경기의 회복을 암시하고 있다"며 “글로벌 최대 산업금속 소비국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플러스 알파(ά)의 수익 창출을 위해 포트폴리오 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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