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전환…22대 국회 현역 1인 정당에 당 해체 배제 못해
김 의원, 총선때 세종갑 ‘갭 투자’ 논란 이영선 민주 후보 공천취소로 민주당에 ‘빚’
4·10 총선에서 참패한 새로운미래의 유일 생존자인 김종민 의원의 향후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이번 총선 결과 세종갑 지역에서 김의원만 당선됐고, 비례대표에서는 1석도 얻지 못했다. 새로운미래는 현재 총선 전 확보한 21대 국회 현역 의석 5석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음달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선 김 의원 '1인 현역 의원 정당'으로 쪼그라들게 됐다. 결국 새로운미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당의 진로 및 운명을 고민하게 된 셈이다.
17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미래는 4·10 총선거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며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면서 당의 새로운 운영방식을 찾기 위해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그동안 지도부를 포함한 여러 지도자, 관계자들과 만나 당의 현실과 미래를 상의했다"며 “그 결과 당직자 총사퇴와 비대위 체제 전환에 의견을 모았고, 비대위원장은 내가 지명하도록 위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김종민·홍영표 공동대표와 양소영·김영선·신경민·박원석·박영순·신정현 책임위원 등 당 지도부 전원이 물러나게 됐다.
그는 “나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며 “오늘 아침 책임위원회의에서 이 제안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18일 오전까지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답하기로 했다고 이 공동대표는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 전 부의장을 “6선 국회의원으로서 풍부한 현실정치 경험과 지혜를 갖췄고,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장으로도 수고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비대위는 창당의 초심에 기초하면서도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최적의 진로를 개척할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는 비대위로 전환해 22대 총선을 평가한 뒤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일정은 5월이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미래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김 의원은 전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새미래는 이번 총선에서 지지를 못 받았다"며 “제가 세종에서 당선된 것도 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선거구도에서 결론이 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선 민주당 후보가 재산 허위신고 의혹을 받아, 공천이 취소됨에 따라 민주당의 표를 김 의원이 흡수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으로선 이영선 후보 공천을 취소한 친정 민주당에 '빚'을 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어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라는 대명제에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 3당이 협력하는 게 맞다"며 “합당을 하느냐, 개별 입당을 하느냐 연대 또는 협력을 하느냐 여부는 지난 선거에 대한 평가를 거친 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이 손을 내밀면 그것도 포함해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미래의 진로와 자신의 거취 등을 두고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자신의 친정인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역 의원이 1명인 새로운미래는 김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 당이 사실상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다당제 민주주의라고 하는 가치가 왜 실현이 안 됐는지, 선거 전략상 문제가 있었는지 엄밀하게 평가해보고, 당의 진로 문제에 대한 가닥을 잡아야 된다"며 “오래는 안 걸릴 것이고, 5월 중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이후 조국혁신당과의 원내교섭단체 협력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