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주가 3월 고점 대비 18% 하락...경쟁사와 유사
기관들 주식 매도에도 시장은 ‘오버행 이슈 해소’ 긍정
균등배당정책, 배당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 제고
올해 연간배당 2160원 예고...작년보다 증가
프랑스계 은행인 BNP파리바를 비롯한 신한금융지주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음에도 신한금융 주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장기간 주식을 보유하던 기관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물) 이슈 해소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기관들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지는데, 신한금융은 일찌감치 올해 연간 주당배당금을 확정하면서 펀더멘털에도 이상이 없음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주가는 1월 2일 3만9350원에서 3월 14일 5만1500원으로 고점을 찍고, 이달 현재 4만1900원으로 하락했다. 3월 고점 대비 현재 주가는 18% 넘게 내렸다. 이 기간 신한금융과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각각 18.6%, 17% 하락했다.
신한금융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했음에도, 신한금융 주가는 경쟁사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는 지난달 보유 중인 신한금융지주 지분 3.6%(1870만주) 전량을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EQT프라이빗캐피탈(구 베어링 PEA), IMM PE 등도 보유 중이던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일부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주 주가가 오르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오히려 기관들의 주식 매도를 계기로 오버행 이슈가 일부 해소돼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IMM PE, 어피너티 / EQT프라이빗캐피탈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2019년, 2020년 총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포섭한 주요 주주들로, 보호예수가 끝나 일찌감치 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꼽혔다. 이들 입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식 매도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타이밍이 필요했던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했던 것은 오버행 이슈가 가장 컸다"며 “다만 아직 신한금융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모두 매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버행 이슈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균등배당을 통해 배당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 점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동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균등배당 정책은 일종의 '주가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한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올해 분기배당으로 주당 540원, 연간으로 주당 216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주당 525원, 총 2100원)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로, 주당 현금배당을 매년 유지 또는 확대하겠다는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나아가 시장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최다 판매사로 자율배상 비용 반영이 불가피한 만큼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금융지주사들이 영업력 강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상황으로, 충당금이나 ELS 자율배상액과 같은 변수로 인해 실적 순위가 바뀌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지주사들은 1분기 순이익이라는 숫자보다 기업대출 규모, 영업력 등 세부 항목들을 더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