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 등 돌린다” 전쟁 선언한 마트협회…롯데카드 협상여부에 시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9 10:07

한국마트협회, 롯데카드 가맹점해지 3000곳 예상
마트협회 “롯데만 2.13% 받아 업계 내 가장 높아”

“사모펀드라 매출만 치중하나”
업계 “추가 영향 등 쉽사리 낮추기 어려울 것”

롯데카드.

▲롯데카드.

한국마트협회 소속 중소마트와 슈퍼마켓의 롯데카드를 향한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롯데카드가 올해 매각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갈등의 장기화가 매각 준비에도 영향을 주게 될지 시선이 모인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마트협회는 이달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 운동을 시작했다. 이달 초 기준 500여 곳이 가맹 해지에 나선 가운데 협회는 이달 말까지 3000여곳 마트가 롯데카드 가맹 해지나 결제 거부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측은 롯데카드가 업계 내 가장 높은 카드 수수료율 지정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일반가맹점 수수료는 적격비용 산출에 따른 개별협상이 원칙이다. 협회 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카드가 중소마트 등에 부과하는 신용·체크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2.13%다. NH농협카드(1.98%)를 포함한 카드사 9곳(평균 2.07%)을 살펴보면 비씨카드(2.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협회 측은 표면적으로 비씨카드가 가장 높지만 체크카드 비중이 높아 신용카드로 따지면 롯데카드가 가장 높다는 주장이다.



협회 측는 롯데카드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시 마트 결제 시장에서 퇴출을 목표로 활동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해지 업체가 많아져서 매출에 직접 타격이 가면 롯데카드가 협상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 국면이 장기화 되더라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대안 결제수단이 구비돼 있어 마트 측 손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롯데카드가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어 매각을 염두에 두고 매출이나 수수료 수익에 집중한 경영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내 금융사들은 장기적으로 경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경우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을 위한 상생책 제시도 주요 경영 방향 중 하나라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서민과 중소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리볼빙 수수료율도 업계 평균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카드의 일부 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금리는 18.03%로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중 가장 높았다. 8개 회사 평균치는 16.85%로 롯데카드는 10개월째 업계 평균치를 웃도는 금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은 17.95%로 업계 평균 16.56%를 웃돌았다.


리볼빙은 카드사에 갚아야 할 대금의 일부를 나중으로 미뤄 갚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금융 취약계층이 주 이용자다. 2월 말 기준 리볼빙 이용자의 절반 가까이가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받으면서 중·저신용자층의 신용건전성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카드가 향후 매각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취할 방향성에도 시선이 모인다. 수수료율을 유지할 경우 마트협회 측의 가맹철회로 인한 매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수수료율을 내려도 일정부분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2년 전 비슷하게 불거진 마트협회와의 갈등에서 수수료율을 내리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올해로 롯데카드 인수 5년차를 맞이했다. 사모펀드는 통상 인수 5년차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매각을 위해선 몸값 입증이 중요한데, 현재 카드업계 전반이 대외 환경과 업황 악화로 수익성 방어와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선 2022년 하나금융이 인수 의향을 밝힌 뒤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예상 매각가는 3조원 수준이다.


카드업계는 “마트 측도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곳과 비교해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신용카드업자에게 적법한 비용이 있어 갑자기 낮춰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마트협회 측 행동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롯데카드는 “일반가맹점과 개별 계약이다"며 답을 아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민감한 부분이기에 쉽게 결정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 수수료는 당장에 수익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매각을 염두에 둔 수익성 확충 부분도 중요하고 업종별로 내부적 스탠스가 있을 것인데 이를 포기할 시 매출액 타격이나 다른 업계에 끼치는 영향 등 고려할 것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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