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회의 땅은 옛말?...‘꿈의 직장’ 빅테크 취업이민 더 까다로워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03 11:06
FILE PHOTO: The logos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

▲빅테크(사진=로이터/연합)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펼쳐왔던 취업이민 정책을 줄줄이 중단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연방정부의 노동자 인증 프로그램인 PERM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재개하지 않는다. 구글은 지난해 1분기부터 PERM 채용을 중단해왔다.


PERM은 미국 영주권자가 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미국 기업이 모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용주가 PERM을 미 노동부에 신청하고, 승인받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을 모집하는 식이다.



취업이민의 가장 첫 단계로 꼽히는 PERM은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 유학생들을 고용하거나 직책에 적합한 미국인 근로자가 없을 때 이용된다.


이를 계기로 해외 근로자 채용을 중단하는 움직임이 빅테크 업계는 물론 기업들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민 로펌 베나치 콜로피의 아바 베나치 파트너는 “테크 기업들도 구글을 뒤따르면서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구글은 취업이민과 관련해 막대한 영향력을 펼쳐온 만큼 구글이 물러설 경우 다른 테크 기업들도 뒤를 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내부 문서를 입수해 아마존도 PERM 채용 중단을 올해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역시 작년부터 PERM을 중단해왔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지만 관련 절차가 대폭 길어졌다. 메타의 채용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메타를 통해 영주권을 획득하려면 최소 1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빅테크 중심으로 PERM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배경엔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직원 해고가 이어지는 와중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야 할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타 관계자는 “직원들을 해고한 후에는 PERM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글의 경우 200명이 넘는 핵심부서 인력을 최근 해고했다. 이중 최소 50명은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본사의 엔지니어링 인력이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해 초 온라인 광고 시장의 침체로 전체 인력의 6%에 해당하는 약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실제로 인력을 감축해 왔다.


아마존의 경우 2022년말부터 지금까지 2만7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고 메타도 2022년부터 현재까지 해고된 인원은 전체 직원의 22%에 달한다.


기업들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공격적인 구인활동을 펼쳐왔던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노동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빅테크들은 팬데믹 당시 외국인 기술직 인력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PERM 채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왔다.


베나치 파트너는 “지금처럼 시장에 테크 인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PERM 채용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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