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한국 등에 6월 원유수출가격 인상…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06 09:58
아람코

▲사우디 아람코(사진=로이터/연합)

세계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3개월 연속 인상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오는 6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배럴당 0.90달러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정유사 6곳의 예상치인 0.60달러 인상을 웃돌았다. 아랍 경질유에 이어 초경질유 등 모든 유종 가격이 전달에 비해 인상됐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OSP를 인상한다는 것은 아시아 등에 원유를 수출할 때 더 비싸게 판다는 뜻이다.



아람코의 이번 발표로 다음달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는 두바이·오만 유종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2.90달러 높아졌다. 이는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2월부터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 가격을 벤치마크보다 배럴당 1.5달러 높게 책정한 바 있다. 3월에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원유 OSP를 동결했지만 4월과 5월엔 배럴당 각각 0.2달러, 0.3달러 인상했다.




사우디 OSP는 통상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만 석유 생산국들이 아시아 수출가격을 책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아람코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인도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원유를 중동으로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도입 비용 상승으로 국내 업체들의 정제 마진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람코가 원유 판매가를 인상하는 배경엔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사우디가 앞으로도 감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대부분의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들은 올 연말까지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06% 하락한 배럴당 78.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월 12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 한 주간 5.74달러(6.85%) 급락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9% 하락한 배럴당 8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갈등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데 이어 중국 경제 불확실성, 미국을 비롯한 비(非) OPEC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확대 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의 활력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디젤(경유) 수요 또한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지난달 OPEC의 산유량은 하루 2681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OPEC 산유국들이 만장일치로 감산에 동참하지 않은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은 할당된 수준 이상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사우디, 쿠웨이트, 알제리 등의 감산으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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