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미·중갈등’…韓배터리, 유럽 시장 지킬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3 14:42
EVS37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 배터리 전시. 사진=이찬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저가공세에 미국은 '관세 100%'로 맞불을 놓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 배터리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이 '유럽'에 판매를 강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헝가리, 폴란드 생산시설 확보, 특허 관리 등을 통해 점유율을 방어할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중국산 제품에 붙는 관세를 7.5%에서 25%로 올릴 예정이다.



이는 중국의 전기차 저가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은 지난해 정부의 지원, 저렴한 배터리 원료·인건비를 등에 업고 기존 전기차 대비 훨씬 저렴한 모델들을 시장에 공급해왔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는 지난해 전기차만 300만대 이상 판매하며 미국의 테슬라 등을 꺾고 세계1위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났다.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활동이 시장의 공정성을 흐트러뜨린다 판단하고 '관세 100%'라는 강경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고래싸움에 한국 전기차 업계뿐만 아니라 배터리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 전기차와 배터리를 판매하지 못하는 중국 기업들이 시선을 유럽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4%에서 지난해 42%까지 증가했다. 반면 한국 배터리 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5%를 기록했지만 중국 기업의 유럽시장 공세 강화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특유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독일에 이어 헝가리에 73억유로(약 10조9250억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헝가리와 폴란드에 2026년까지 180GWh의 배터리 생산시설 확보 등을 통해 점유율을 방어할 계획이다.


또 국내 업계는 중국 기업의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하며 기술 견제에도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경쟁사의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의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에 LG엔솔은 특허관리전문회사 튤립 이노베이션과 협력해 자사의 기술 탈취를 방어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의 유럽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벌여왔다. EU는 중국이 수십년간 막대한 보조금을 줘 자국 CATL과 비야디를 세계 1, 2위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육성하고 자국 소비자에게 오랜 기간 전기차 구매세 인하 혜택을 줘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오는 7월 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고 나서 4개월 동안 논의를 거쳐 해당 품목에 대해 영구관세를 부과할지 정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사는 이미 폴란드 공장을 준공한 상태고 이와 관련된 영업, 마케팅, 시장조사 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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