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에도 美 연준 ‘9월 금리인하’ 만지작…“정치보다 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9 12:15

“연준 9월에 금리 내릴 준비” 블룸버그
파월·워러·윌리엄스 등 금리인하 시사

‘금리인하 반대’ 트럼프와 엇갈려
“대선 무시하고 경제” 평가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에 금리 인하에 반대한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부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채비를 하는 모양새다. 정치보단 연준의 2중 책무(최대 고용·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해 주요 인사들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발언들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물가 안정이 가시화되고 노동시장에 위험이 커지면서 연준은 9월에 금리를 내릴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금리를 내려 연착륙을 달성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파월 의장을 포함해 연준 인사들은 최근 들어 금리인하를 예고해왔다. 이에 파월 의장은 오는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 하원에서 “인플레이션 완화만 보는 게 아니다"라며 “노동시장 상황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 매파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지난 17일 “기준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3개월간의 우호적인 고용·물가지표를 두고 “우리가 바라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월러 이사와 윌리엄스 총재는 FOMC에서 모두 투표권을 갖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18일 야후 파이낸스 방송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빠른 시일 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즉각 대응이 필요할 정도로 노동시장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상황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난 10일 연준이 실업률에 주의를 매우 기울이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은 첫 금리인하 시점이 언제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9월로 해석하고 있다.


UBS의 조나단 핑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원회 내부에서 9월에 내리려는 강력한 모멘텀이 있다"며 “노동시장의 많은 부분에서 냉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9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55분 기준,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91.7%, 4.5%씩 보고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이후 30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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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연합)

이처럼 미 기준금리가 9월에 인하될 가능성이 유력한 배경엔 물가 안정을 어느정도 확신한 연준이 금리인하를 통해 노동시장 냉각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도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 금리인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연준이 정치보다 경제를 택했다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전에 금리 인하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이란 전제를 두고 파월 의장이 2028년까지 임기를 채우도록 두겠다고 밝혔다.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상원의원도 11월 대선 이전에 연준의 어떤 정책 결정도 나쁜 인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선거 일정을 무시하고 경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연준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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