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3선 성공…‘부정선거 논란’에 후폭풍 예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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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AFP/연합)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61) 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출구조사와 반전되는 결과뿐 아니라 친(親) 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아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어 후폭풍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 0시 10분께 “80% 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74)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로, 최근 수년 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은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피선거권 박탈 이후 곤살레스 후보와 함께 세몰이 선봉에 섰던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투표 종료 후 1시간여 뒤 선거 캠프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는 투표소에서 철야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출구조사와 전혀 다른 선거 결과가 나와 부정선거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친 바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이에 야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불복 운동이나 주민들의 국외 이탈 등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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